[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앞면과 뒷면 모두 화면이 달린 일명 ‘양면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몇 년 전 새 폼팩터(제품 형태)인 ‘폴더블폰’을 가장 먼저 출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외연을 확장한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혁신을 주도할지 주목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복수의 디스플레이를 구비한 전자장치 및 그 제어 방법’이라는 특허를 출원했다. 전면과 후면에 모두 화면이 탑재돼 있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다. 후면 하단엔 삼성전자 로고와 함께 손으로 스마트폰을 쥘 수 있는 여백을 남겨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미국에서 먼저 양면폰 특허를 출원했는데, 이번에 국내에서 공개한 특허가 보다 양산 제품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미국에서 공개된 양면폰의 도면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의 앞면과 뒷면을 모두 화면으로 휘감은 ‘랩어라운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이러한 양면폰엔 카메라와 전원 버튼이 기기 상단에 별도로 부착된다. 보통 물리적 형태로 측면에 부착하는 볼륨 조절 버튼은 가상키 형식으로 대체한다. 사용자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에 따라 설정을 통해 가상키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콘텐츠를 양면에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국내에서 출원한 양면폰 특허는 보다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잡을 경우 후면에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후면 하단에 별도 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양면폰은 아직 시제품 수준으로 양산 가능성은 미지수다. 몇 년 전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유사한 특허를 출원해 양면폰 출시를 저울질했으나 결국 현실화되지 않았다. 생산 비용이 높고 수율이 낮은 데다 출고가가 최소 300만원 이상으로 책정돼 실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서다.
삼성전자는 “앞뒤에 화면을 장착하거나, 경사진 측면을 화면으로 활용하는 등 사용자에게 넓은 스마트폰 화면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양면폰의 경우) 스마트폰의 물리적인 형태에 구애 없이 큰 화면을 제공할 수 있으나, 내구성과 비용 측면에서 아직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며 향후 해결 과제를 밝혔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중국 업체들이 직면했던 문제를 삼성전자가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IT 전문 매체 렛츠고디지털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됨에 따라 개발·생산 비용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양면폰 출시 여부가 전적으로 삼성전자의 선택에 달렸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