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석씨를 미성년자 약취 혐의 외에 시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석모(48)씨가 아이를 큰딸 김모(22)씨의 딸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을 풀 결정적인 단서가 나왔다. 이를 통해 석씨와 김씨가 완전 범죄를 위해 공모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건을 수사중인 구미경찰서는 최근 석씨의 임신과 출산을 확인하기 위해 인근 산부인과 의원 170곳을 압수수색해 조사했지만 관련 기록을 전혀 찾지 못했다.
경찰은 석씨 대신 김씨의 병원 출산 기록을 확인하고, 아이의 혈액형에서 유의미한 단서를 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1을 통해 “혈액형 분류법에 의해 나올 수 있는 아이가 정해져 있는데, 국과수 감정 결과 등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한 동기와 관련한 중요한 내용이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석씨와 김씨가 낳은 아이 둘 중 1명이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라면서도 “누군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 주장대로라면, 병원에 출산 기록이 있는 여아의 혈액형은 김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7일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공교롭게도 석씨의 딸로 밝혀진 숨진 여아의 혈액형은 김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이었는데, 결국 김씨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의 아이를 낳은 뒤 이를 숨기려 어머니 석씨와 ‘아이 바꿔치기’를 공모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석씨는 세 번의 유전자(DNA)검사 결과에도 “아이를 낳은 적 없다”고 출산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석씨와 김씨, 김씨의 전남편 등 3명의 DNA 검사를 대검 과학수사부 DNA·화학분석과에 다시 의뢰했다.
경찰은 석씨가 근무한 회사의 PC를 압수수색해 출산을 앞둔 2018년 초 ‘출산 준비’나 ‘셀프 출산’ 등의 단어를 검색한 사실을 확인하고, 석씨가 병원이 아닌 장소에서 홀로 출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출산 추정 시기인 2018년 1~3월쯤 석씨의 몸이 불어 있었고 평소보다 큰 사이즈의 옷을 입고 다녔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앞서 경찰은 숨진 여아의 친부가 석씨의 남편이나 그의 내연남들이 모두 아니란 것을 확인하고, 친부를 찾기 위해 석씨와 3년전 연락을 주고받은 주변 남성들의 DNA를 채취해 검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다음달 5일 기소할 때까지 석씨의 임신과 출산을 입증하고 석씨가 바꿔치기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라진 김씨 딸의 행방과 숨진 여아의 친부 찾기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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