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 전날인 10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 [EPA]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과 영국의 정상들이 대서양 동맹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 전날인 10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미·영 양국의 특수관계를 재확인했고 존슨 총리는 ‘청량제 같았다’고 극찬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은 예고된 대로 양국 협력관계를 다지는 ‘새로운 대서양 헌장(The new atlantic charter)’에 사인했다.
새로운 대서양 헌장에서 두 정상은 더 평화롭고 번창한 미래를 위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시 다짐한다고 밝혔다.
헌장은 민주주의 수호, 코로나19 종식, 공정 무역, 민주주의 수호, 기후변화 대응, 집단 안보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양국은 이와함께 최저 법인세율 15% 지지와 핵없는 사회 지향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존슨 총리와 매우 생산적인 만남을 했다”며 “양국민 사이의 특수관계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80년 전에 체결된 대서양 헌장을 업데이트했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1시간 20분쯤 대화했고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며 “청량제 같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10분간 단독으로 회담한 뒤 참모진들과 함께 개발도상국 인프라 자금 지원, 아프가니스탄·중국·이란·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외교 이슈에 관해 논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간 여행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보 공유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EPA]
양국 정상 부부는 이날 사진 촬영을 위해 카비스 베이 해변으로 나갔다. 바이든 부부와 갓 결혼한 존슨 부부 모두 손을 잡고 걸었다.
풍경이 더 좋은 곳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비 예고로 인해 장소가 변경됐다.
이날 회담을 앞두고 외교적, 개인적 긴장이 어떻게 해소될지 관심이 높았다.
가장 큰 이슈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다. 현재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북아일랜드 협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고, 이 문제는 북아일랜드 지역 시위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최근 부쩍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아일랜드 혈통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굿프라이데이협정(벨파스트 평화협정)이 북아일랜드 평화에 기반이 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으며, 북아일랜드 협약이 굿프라이데이 협정을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
또 개인적으로 껄끄러운 과거도 있었다. 존슨 총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케냐인 자손이라서 영국 제국에 조상이 물려준 혐오를 품고 있다고 2016년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브렉시트에 반대했으며 존슨 총리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제인간’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회담 후 존슨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북아일랜드 협정에 관해 의견차가 크지 않다는 뉘앙스를 비쳤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아일랜드 협정과 관련해서 밀어붙이지 않았다면서 굿프라이데이 협정을 보호하는 것은 영국, 미국, EU 사이에 절대적으로 공통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존슨 총리는 19세기 미국의 노예해방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라스를 그린 벽화 사진을 선물했다.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를 지지하는 의미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산 자전거와 헬멧을 선물로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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