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교제했던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는 20대 남성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흉기가 심장을 관통할 만큼 강한 힘이 가해졌으며, 혈흔 분석에서도 타살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이 남성은 한달 만에 체포됐다. 다만, 이 남성은 검찰에 구속 송치될 때에도 "여자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3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3일 0시16분께 20대 직장인 A씨는 경기 하남시 소재 자신의 주거지에서 "여자친구가 자해했다. 칼로 가슴을 찔렀다"며 119에 신고했다.
흉기로 가슴 부위를 찔린 상태였던 20대 여성 B씨는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수사 초기 A씨가 B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A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목격자가 없었던 관계로 당장 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일단 불구속 입건했다.
이어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결과 "흉기가 심장을 관통할 정도로 강한 힘이 가해졌다"는 내용의 타살 소견이 나왔으며, 혈흔 형태 분석 과정에서도 타살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 외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사건 발생 한달 만인 지난 9월2일 남양주시에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체포됐을 당시 술을 마신 채 차량을 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연인 관계였던 B씨와 자신의 주거지에서 말다툼을 벌이다가 격분해 내부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휘둘렀던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사건 발생 직전 B씨가 다른 이성과 30여분간 통화한 사실 등을 이유로 화를 내다가 범행했다는 것이다.
A씨는 이후 검찰에 구속 송치되는 시점에서도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는 현재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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