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 힐(42·오른쪽)과 함께 숨진 자녀 리앤(1)의 모습. [고펀드미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에서 40대 남성이 200만 달러(약 22억9000만원)의 복권에 당첨된 아내와 한 살배기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 등에 따르면 존 도나토(42)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쯤 오클라호마주(州)의 자택에서 아내 티파니 힐(31)과 딸 리앤(1)을 총으로 쏴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리앤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고, 사건 당시 함께 집에 있던 다른 자녀 3명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족의 비극은 지난해 11월 힐이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면서 시작됐다. 힐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즉석 복권을 구입해 200만달러(약 22억9000만원)에 당첨된 후 동거 중이던 도나토와 결혼해 오클라호마주로 이사했으나, 이내 복권 당첨금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불화는 가정 폭력으로 이어졌으며 이혼까지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 변호사는 복권 당첨금이 부부간 다툼의 핵심이었으며, 힐이 남편 도나토와의 관계를 끝내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유족 역시 도나토가 힐을 학대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힐의 가족들은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에 사연을 공개하고, 생존한 세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힐의 여동생 제이미 컨은 고펀드미에 올린 글에서 “힐은 대단한 엄마이자 언니이자 딸이었다”며 “아이들을 매우 사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생존한 세 자녀는 주 당국이 보호하고 있으며, 부부의 유산은 이들을 위해 신탁기금에 맡겨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