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악재’ 윤석열 vs ‘상승세’ 홍준표…1차 컷오프서 ‘대세론’ 주인공 가른다
2021-09-13 11:27


오는 15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앞두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판세는 안갯속이다. ‘고발사주 의혹’이 정국의 블랙홀로 작용하며 정작 당 경선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1차 컷오프 성적표가 향후 레이스에서 ‘대세론’을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줄곧 ‘야권 대장주’ 자리를 지키다 ‘고발사주 의혹’이란 암초를 만난 윤 전 총장과 최근 가파르게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홍 의원 사이 1위 쟁탈전이 치열하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부터 이틀간 당원 및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여론조사는 당원 20%, 국민 여론조사 80% 비율로 합산되며, 오는 15일 2차 예비경선 진출자 8명을 압축한다.

최대 관심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1차 컷오프 결과다. 공직선거법상 1, 2차 컷오프 때는 각 후보의 득표율 숫자나 순위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지만, 당 안팎에서는 결과에 따라 향후 경선 레이스 구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후보의 격차에 따라 ‘밴드왜건 효과(편승 효과, 1위 주자에게 지지세가 몰리는 현상)’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태다. 본경선 때는 후보의 순위와 득표율을 모두 공개한다.

윤 전 총장측은 그동안 1차 컷오프에서 ‘압도적 우위’로 대세론을 굳힌다는 전략이었으나, 최근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 입문 석 달여 동안 잇단 실언 논란, 모호한 정책비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데 이어 최근에는 ‘고발사주 의혹’에 발목이 잡혔다.

실제 9월 중순 들어 보수진영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에 추월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는 상태다. 전체 여야주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사이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관건은 당심(黨心)이다. 1차 컷오프에서는 당원 비율이 20%지만, 2차 컷오프에서는 30%, 본경선에서는 50%가 반영된다. 현재까지는 윤 전 총장이 홍 의원보다 당원 지지세가 높지만, 보수진영 내 홍 의원의 지지율도 서서히 상승 중이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1차 컷오프에서 홍 의원과 격차를 벌리며 ‘대장주’가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을 박지원 국정원장이 개입한 여권의 ‘정치공작’으로 규정한 것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보수진영 결집을 노리는 전략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의 갈등 국면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아졌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홍 의원 입장에서는 당 지지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후보는 홍준표)’ 바람이 거세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역선택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이 과제다. 홍 의원이 지난 10일부터 3박4일동안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 지역 일정에 집중하는 이유기도 하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사이 양강구도가 공고해지면서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은 다소 난감해졌다. ‘고발사주 의혹’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흘러가며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경선 레이스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무래도 1차 컷오프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지지율 격차가 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2030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홍 의원은 60대 이상 당원들의 마음을 잡는 것이 승부처”라고 내다봤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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