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지지’ 민심·당심 향방 경선판 최대변수 부상
2021-09-14 11:37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경선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그를 향했던 표심과 세력이 어느 후보로 옮겨 갈 것인지가 경선 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정 전 총리가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현역 국회의원만 30여명에 달하는 캠프 조직·세력의 선택에 이재명·이낙연 후보 캠프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정 전 총리 측 인사들 상당수는 현재로서는 특정 캠프 합류를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 캠프 정무조정위원장을 맡았던 김민석 의원은 14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개인의 감으로 말씀드리면 다른 캠프로 가는 의원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정 전 총리와 함께했던 분들이 비교적 지지율 등락에 주목했다기보다 안정성, 합리성, 당 전체의 균형 생각하는 분들이어서 그렇게 하는 분이 별로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조승래 의원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원들 대체적인 분위기가 개별적으로 특정 캠프 합류는 안하는 것으로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기류를 전했다. 정 전 총리가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밝힌 만큼 캠프에 몸 담았던 의원들 대부분이 그 뜻을 존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조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 전 총리가 특별히 특정한 후보를 배려하거나 지원하거나 하는 의미에서 중단 결정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재차 설명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정 전 총리와 같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후보에게 호남 민심이 쏠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그보다는 1위 후보로의 쏠림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재명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와 정 전 총리가 계속 간접적으로 교감을 해온 게 사실”이라며 “캠프 소속 의원들 마음도 결국 1등 후보로 기울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노골적인 구애 작전 등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낙연 후보 측은 정 전 총리 사퇴로 이재명 후보의 과반을 깨뜨리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점을 뼈아프게 보고 있다. 추미애 후보가 대구·경북, 1차 슈퍼위크에서 10%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듯이 호남에서 정 전 총리가 10%대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의 과반을 막아주기를 내심 바랐기 때문이다.

이낙연 후보 캠프 관계자는 “같은 호남 출신이라고 해서 정 전 총리를 지지하셨던 분들을 100% 흡수한다고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재명 후보 측에서 정 전 총리 측에 공을 많이 들여온 걸 알기 때문에 우리에게 썩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는 오는 15일 전북, 16일 광주를 찾으며 호남 민심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다.

홍석희·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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