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항모 1년 만에 ‘파란불’…국회 요구한 연구용역 “도입 필요” 결론
2021-11-03 11:33


국방부가 한국국제정치학회를 통해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동안 진행한 경항공모함 연구용역 결과 경항모 확보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향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항모전단 개념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국방부가 한국국제정치학회를 통해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동안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 경항모 확보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국회가 작년 국방예산 심의에서 경항모 관련 예산 101억을 삭감하고, 객관적·종합적 논의를 위해 먼저 연구용역을 실시하라며 1억원을 편성한 데 따른 것이다. 경항모 사업 추진에서 첫 문턱을 넘은 셈으로 향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헤럴드경제가 3일 입수한 경항모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는 북핵문제 해결과 신북방정책·신남방정책 추진, 그리고 중견국 외교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과 외교적 선택지를 넓힐 수 있는 전략자산의 확보가 필요하다며 경항모 확보 필요성을 인정했다.

보고서는 경항모에 대해 “미중 전략경쟁 본격화와 동북아 국가의 해군력 강화 현실 속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 유사시에 대비하는 미래 전략자산으로 확보가 필요하다”며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안보능력 구축 및 국방력을 운용하면서 유사시 방위·억제 능력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색지대 영역에서 분쟁 강도·상황별 최적의 억지능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경항모는 상대국의 회색지대 전략에 대응하는 상쇄전력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시와 평시 사이 무력분쟁 수준 이하의 다양한 위협이 예상되는 ‘회색지대’에서 경항모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경항모의 군사적 효과도 확인했다면서 “평시 항모전투단은 막강한 군사력을 현시(顯示)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전시 한미 연합 항모강습능력을 통해 전쟁 조기 종결에 기여할 수 있다”며 “미 항모 부재에 대비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미래전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복합전의 전략·전술 개발과 운영교리 개발에 있어서 한국군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경항모의 비군사적 효과와 유관 산업에 미칠 효과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보고서는 “비전통 안보 분야 협력과 외교적 선택지 확장을 위한 추동 전력이 될 수 있다”며 “자국민 보호, 재해재난 구호, 테러 등 비전통 안보영역 역량 강화와 해상교통로의 안정적 보호를 통해 경제통상 이익을 수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한국 조선·해운산업의 세계 선두권 유지와 방산수출과 미래 최신기술 발전 측면에서도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핵심기술 등 개발완성도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다며 조건부 타당성 확보 결론을 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타당성 조사보다 긍정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보고서는 다만 미래 전장환경을 고려해 항모의 적정 대수를 판단할 것과 첨단 군사기술 적용, 해·공군 합동성 발휘를 위한 작전유형별 운영개념 및 교리 발전, 그리고 항모 도입의 경제적 타당성을 평가할 때 반영하기 어려운 해양력 증진과 국격 제고 효과 고려 등을 ‘발전 필요 분야’로 적시했다.

국방부는 이르면 이번 주 이 같은 내용의 경항모 연구용역 보고서를 책자 형태로 공식 발간할 예정이다. 한편 군은 오는 2033년까지 2조6497억원을 투입해 3만t급 경항모를 국내 연구개발로 설계·건조한다는 구상으로,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경항모 건조 사업착수 예산 72억원을 책정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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