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희룡(왼쪽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 발표에 앞서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사 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를 뽑은 국민의힘이 당내 갈등을 넘어 ‘원팀’을 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은 이른바 ‘윤홍대전’으로 불릴 만큼 결과 발표 직전까지 서로를 매섭게 몰아쳤다. 폭로전이 이어지고 고소장이 등장하는 등 감정의 골은 깊어질만큼 깊어졌다. 당 지도부도 이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47.85% 득표율로 최종 후보가 됐다. 윤 후보는 “대선배님인 홍준표 후보의 경륜과 ‘G7 선진국 달성’의 비전을 세우겠다”며 “경제 전문가 유승민 후보의 디지털 인재 100만명 양성을 일자리 공약에 우선적으로 반영하겠다. 대장동 1타 강사 원희룡 후보의 ‘국가찬스’를 허락해주시면 제가 쓰겠다”고 했다. 이어 “정치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무한한 영광이었다”며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혹시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너그러이 이해하고 용서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모두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발표가 있기 전에도 윤 전 총장 측과 홍 의원 측은 원팀을 꾸려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이상일 공보실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의원이 (최종 후보가)돼도 윤 전 총장 캠프가 전심으로 도울 생각인가’라는 물음에 “윤 전 총장이 직접 몇 차례 육성으로 당연히 승복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돕겠다고 얘기했다”며 “원팀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결론이 나온다고 해도 그 결과를 수용한다”며 “(최종)후보가 되면 다시 신발 끈을 조여매고 정권교체 대장정에 나서겠다. 반대 결과가 나오면 하늘의 뜻으로 생각하고 경선 흥행의 성공 역할에 만족한다. 당을 위한 제 역할은 거기까지”라고 했다. 다만 홍 의원은 “백의종군하겠다”는 표현을 썼다가 지웠다. 홍 의원 측은 이에 대해 “만약 패한다면 대권주자로 역할이 끝난다는 것을 의미했을 것”이라며 “당연히 원팀 기조를 흩트리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간 양 측이 서로에게 가한 뼈 아픈 공세다. 이 때문에 누적될 수밖에 없던 감정이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유튜브에서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를 씹다’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런 가운데, 홍 의원 측은 그간 윤 전 총장 측이 도를 넘는 조직 선거를 행했다고 주장했다. 지지 연판장 서명 강요, 대리투표 유도 행위 등도 강요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에 홍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직접 서로의 감정을 자극키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7일 토론회에서 홍 의원을 향해 “주변에 배신자가 많다”고 저격했다. 홍 의원은 이에 “윤 전 총장 진영에 있는 분들은 구태 기득권의 전형”이라고 직격탄을 쐈다.
국민의힘 원희룡(왼쪽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 발표에 앞서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사 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연합]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미 ‘중재모드’에 돌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오늘 이후로 국민의힘은 단 하나의 리더 아래 일사불란하게 대선을 준비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는 필승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화학적 결합은커녕 갈수록 결속력이 저하되는 민주당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당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단합하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지만 흩어지면 각개격파를 당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누가 후보로 최종 결정되든 국민이 원하는 정권교체 의지가 하나로 모일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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