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윤석열, 누가 돼도 ‘0선 대통령’…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
2021-11-07 01:0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년주택 '장안생활' 테라스에서 청년들과 대화하고 있다. 장안생활은 1인 가구 청년들이 거주하며 작업도 할 수 있는 '코워킹·코리빙' 공간이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모두 ‘0선’이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다는 의미다. 거대 양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국회 경험이 없으면서 내년 3월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0선 대통령’이 탄생할 전망이다. ‘0선 대통령’의 탄생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앞서 ‘30대 0선 당대표(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탄생한데 이어 내년 대선에서 사상 초유의 ‘0선 대결’이 펼쳐지는데 대해 기성 정치세력에 대한 개혁, 교체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치 입문 4개월에 불과한 ‘정치신인’이다.

윤 후보는 전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책임당원) 투표 57.7%, 일반 여론조사 37.9%를 기록, 최종 득표율 47.38%로 승리했다. 이번 대선경선의 당원투표율은 63.89%로 역대 최고치였다.

약 8개월 전인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그는 검찰총장이었다. 지난해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입시비리 의혹 수사를 시작으로 현 정권과 마찰을 빚기 시작한 윤 후보는 지난 한 해 동안 이른바 ‘추(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윤 갈등’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결국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후 정계에 입문한 그는 국민의힘 입당 초기 이준석 당대표와의 갈등, 부인과 장모 등 가족 리스크, ‘1일 1실언’ 논란을 부른 각종 설화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상승세를 보이던 홍준표 의원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한 때 흔들렸으나 결국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을 방문, 건어물 상점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여의도 경험이 없다. ‘소년공’ 시절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체급을 키웠다. 이 후보 역시 당내 정치적 기반이 미흡한 ‘비주류’였지만 집권여당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른 것이다.

지난 2017년 당시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하며 ‘비문(非文)’ 낙인이 찍혔지만, 5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이 후보는 11번의 민주당 지역 순회경선에서 광주‧전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모두 과반을 넘어서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의도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과 불신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라며 “내년 대선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던 기존의 정치세력 교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했지만 여의도 경험은 없고, 윤석열 후보는 그보다 더한 아예 정치신인”이라며 “여야를 떠나 기성 정치인을 심판하고 정치권의 세대교체와 쇄신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높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은 국정운영 전반을 관장하는 만큼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0선 비주류’의 한계를 넘어 각자 자신의 수권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점은 과제다. 또, 정제된 정치인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각종 설화에 시달리는 점도 극복해야 한다.

두 후보가 나란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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