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GDP 대비 제조업 비중 및 무역 의존도, 아세안 5개국 생산차질이 국가별 연간 GDP에 미치는 영향[한은 제공]
[헤럴드경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부 아시아 국가의 제조업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한국이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경제부는 주간 간행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5개국의 3분기 제조업 생산량이 7%가량 줄었다고 가정할 때 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0.02∼0.0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다만 “해당 품목의 재고가 전혀 없고, 이들 5개국 밖에서 대체 상품을 찾을 수 없다는 제한적인 가정에 기반하고 있어 실제 효과는 이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9월 이들 5개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졌는데, 특히 8월 한 달간 집계된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모두 1만 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여파로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생산 공장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기업들도 일시적으로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한은은 “부가가치 감소율을 기준으로 파급효과를 계산하면, 이들 5개국의 제조업 생산 차질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은 일본, 중국, 독일, 미국 등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한국의 제조업 비중과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세안 5개국에 대한 지난해 중간재 수출의존도는 한국이 17.8%로, 중국(15.8%), 일본(15.5%), 미국(4.5%), 유럽연합(2.9%)보다 높다.
한은은 이어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이들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아 겨울철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생산 차질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할 수 있다”면서 “이는 전 세계적인 공급 병목 현상과 맞물려 물가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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