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판매 막았는데…‘굿바이 이재명’ 되레 베스트셀러 됐다
2021-12-29 11:3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고(故) 이재선씨 사이의 갈등을 다룬 책 ‘굿바이, 이재명’. [연합, 지우출판]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친형 고(故) 이재선씨 사이의 갈등을 다룬 책 ‘굿바이, 이재명’이 온라인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이 책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독자들에게 홍보를 해 준 셈이다.

‘굿바이, 이재명’은 29일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12월 넷째 주 가장 많이 팔린 사회과학 분야 도서 1위(종이책과 전자책 합산)를 기록했다. 교보문고에서는 이날 기준 모바일 실시간 판매 1위, 지난 1주일간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예스24에서도 ‘굿바이, 이재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엮은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 이어 전날 기준 판매 순위 종합 2위에 랭크됐다.

독자들은 구매 후기에 “판매금지 신청됐다 빨리 구입해야 할 듯” “사실적시라고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하다니 너무 끌리잖아” “민주당이 책 홍보해주길래 구매해본다” 등의 구매평을 남기기도 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왼쪽)과 ‘교보문고’ 홈페이지 캡처]

앞서 민주당은 지난 22일 출판사 ‘지우출판’을 상대로 이 책의 판매와 배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책은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야당에 제보한 장영하 변호사가 저술한 것으로, 지난 23일 온라인을 시작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후보와 이재선 씨 사이에 벌어졌던 갈등부터 이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과정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것이 책의 골자다. 장 변호사는 이 후보의 형수인 박인복 씨와 모 언론사 기자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전날 서울북부지법 제1민사부(정문성 수석부장판사)가 진행한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에서 “공직선거법의 ‘당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후보자나 그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비방하는 것’에 해당하는 내용이 책에 담겨 있다”고 가처분의 긴급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측은 “내년 대선이 끝난 뒤에는 (출판이 진행돼도) 상관없지만, 그 전에는 대선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크다”며 “선거가 70여일 남은 시점에서 유권자에게 진실을 해명할 기회가 부족한 현실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용성 지우출판 대표는 “이 책은 세간에 떠도는 내용을 모아 시간대 별로 정리한 것일 뿐“이라며 “오히려 이재선씨의 사망 시점 등 잘못 알려진 내용을 바로잡아 국민에게 올바른 사실을 전하려는 취지지,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는 없다”고 맞섰다.

이어 “이미 지난 9월부터 책을 준비했는데 출판이 늦어졌을 뿐”이라며 “민주당이 헌법에 보장된 출판권을 무시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박탈하려 한다면 당에도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심문 전날에서야 가처분 신청문을 송달받아 대처할 여력이 없었다며 답변에 충분한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2일까지 약 2주간 양측으로부터 주장을 서면으로 제출받은 뒤 가처분 인용·기각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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