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입닫은 伊 드라기 “학교 닫는 건 말 안돼”
2022-01-11 08:31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슈퍼 그린 패스, 50세 이상 백신 접종 의무화 등 코로나19 방역규칙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날 각급 학교가 일제히 개학을 하는 것과 관련, “다른 모든 곳은 열어 두면서 학교를 닫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해 일각에서 등교 중단 등을 요구했지만,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이탈리아 매체 안사(ANSA)·블룸버그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이날 학교 재개방·슈퍼 그린 패스(백신 접종 증명 또는 코로나19 완치 확인) 요구 사항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학교는 민주주의 기본이기에 보호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반드시 조심해야 하지만, 우린 충분히 폐쇄했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회견에 배석한 파트리치오 비앙키 교육부장관은 “교사의 6%와 학생의 4.5%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결석했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의 대부분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라며 “가장 확고한 백신 반대자라도 이제 설득돼 백신을 맞길 바란다”고 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가 50세 이상을 백신 접종 의무화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이 감염성은 높지만 증상은 덜 심각하다는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입한 것”이라며 “자신감과 단합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앞서 지난 5일 내각 회의에서 백신 의무 접종을 5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그동안 의료 보건 인력과 교사, 경찰에만 해당했는데 적용대상을 확 늘려 반대여론이 적지 않다.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는 과거에 했던 것처럼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리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가 많아 병원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된 인원이 2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약 5930만명)의 3.4% 수준이다.

드라기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퀴리날레(대통령 관저)나 다른 것에 관한 질문엔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가 오는 24일 시작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거라는 관측이 많고, 현실화하면 이탈리아 정국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걸로 읽힌다. 세르조 마타렐라 현 대통령은 7년 임기를 마치고 다음달 3일 퇴임한다.

작년 1월 ‘특급 소방수’로 등판한 드라기 총리는 능력과 리더십으로 이탈리아 정치권의 분열을 봉합하고 경제회복의 길을 열었는데, 그가 외치(外治)에 집중하는 대통령이 되면 이탈리아의 항로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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