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정말로 나쁜 조폭들은 문신 안 해. 오히려 숨겨"
호남취재본부| 2024-10-09 20:29
살인 혐의 피의자 박대성의 도깨비 문양 목 문신(왼쪽)과 수갑을 찬 채 검찰에 송치되는 박대성.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이 없는 여학생(18)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돼 신상공개 된 박대성(30)의 도깨비 모양 목 문신이 화제인 가운데 그의 행동이 수동(적) 공격성에 가까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상훈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은 9일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에 출연, "문신을 했다고 위험한 성향이라고 하는 건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지만 박대성은 상대방에 뭔가 겁을 주려고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무래도 자신의 불안한 요소들을 사회적으로 반대되는 걸로 표출할 때는 수동적 공격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주장이 있다"면서 "진짜로 나쁜 조폭이나 이런 사람들을 만나 보면 노출이 되지 않기 위해 (문신이 없고) 깨끗하다"며 경험담을 얘기했다.

박대성이 가정 환경이나 열등감, 피해망상 등으로 인해 발현되는 수동적 공격성이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고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진단했다.

순천 살인 사건 발생 첫 날(9월 26일) 외부로 유출된 보고서 자료 사진.

이와 함께 전남경찰에서 범죄 피해자 신상이 적시된 '사건 발생 보고서'가 사건 당일(9월 26일) 곧바로 외부로 유출된 것에 대해서도 내부 소행을 의심했다.

배 분석관은 "피해자 여학생이 숨진게 오전 6시 이후인데 순천경찰서에서 전남경찰청으로 상부 보고 문건이 누군가 내부자가 찍어서 밖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문건 유출자가 밝혀질 경우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적용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공익이냐, 사익이냐 문제가 있어 피의사실공표죄가 사실 사문화 된 경향은 있다"고 말했다.

박대성이 "소주 4병(본인 주장)을 마셨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실제 경찰의 현장 검증 결과 2병을 마신 것으로 나타나 거짓 진술한 것도 주취감형을 의식한 계획적 진술로 봤다.

피의자 박대성은 지난 달 26일 자정을 넘긴 0시 43분께 순천시 조례동 길거리에서 귀갓길 여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대성은 자신의 가게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주방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와 800m 가량을 뒤쫓아 가로등 불빛이 어두운 지점에서 가격해 살해했다.

경찰은 일면식 없는 여성을 살해한 '이상동기(묻지마) 범죄'라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지역사회에서는 800m를 뒤따라가 범행한 점으로 미뤄 범행 동기가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있다.

여학생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했던 점주 경험담, 교제 거부에 따른 보복성 범죄 등 얘기도 나오고 있어 송치된 검찰에서 면식범인지, 일면식도 없는 범행인지 여부가 적극적으로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순천경찰은 "박대성은 자신이 평소 음주 시 폭력성이 있으며 이성 문제, 경제적 문제 등으로 그 날 술을 많이 마시고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면서 자세한 범행 상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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