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캐나다와 투자협정 추진…중국 압박 돌파 '카드'
2022-01-11 09:41


대만 국기(왼쪽)와 캐나다 국기.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대만이 무역과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북미 대륙을 바짝 끌어당기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반중(反中), 친미(親美) 노선을 강화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외국인 투자협력을 가속화하고 중국 본토로의 수출까지 늘리는 등 경제적 실속을 확실히 챙기고 있는 모양새다.

대만은 10일부터 캐나다와 ‘외국인투자보호 협정(FIPA)' 체결을 위한 실무 회담을 시작했다고 대만자유시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캐다다 역시 메리 응 캐나다 무역장관이 대만 행정원 경제무역협상실의 존 덩 수석과 이날 화상회의를 열어 FIPA 체결을 위한 탐색단계의 논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양국 장관급 관료는 양자 경제 무역 관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발(發) 공급망 협력, 다자간 및 지역 경제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메리 응 장관은 이번 논의는 "캐나다 기업의 역외 투자는 물론 캐나다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안정적 투자환경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했다. 대만 측은 "중요한 무역투자 협력국인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지역서 교역과 경제협력을 확대해줄 것"이라며 "양국 무역과 경제 관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간 투자협정 대상은 과학, 기술, 혁신, 교육, 지역현안, 그린이코노미 등을 아우를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포스트에 따르면 양국 간 교역액과 투자액은 크지 않다. 대만은 캐나다에게 아시아 지역에서 6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다. 2020년 양국간 교역액은 55억 달러(이하 대만 달러, 2367억원)였다. 대만의 캐나다 직접 투자액은 2억5600만달러(111억원), 캐나다의 대만 직접 투자는 5억5700만달러(241억원)였다.

캐나다와의 투자협정 체결 추진은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 본토와의 경제관계를 줄여가고, 수출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대만은 WTO 회원국이지만 중국의 압박으로 인해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은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2개국에 그친다. 하지만 대만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해 말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락토파민 성분이 검출돼 수입이 금지됐던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허용했다.

서방언론은 대만의 탈(脫) 중국화 행보가 중국을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캐나다와 대만간의 장관급 직접 회담은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중국을 화나게 할 수 있다"며 "일본과 호주, 캐나다 등 환태평양 지역 11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만과 중국이 동시에 가입을 신청한 상태"임을 짚었다.

한편 대만은 반도체 수요 증가 덕에 중국본토-홍콩 수출이 작년 1889억달러로, 사상 최대로 증가했다. 이는 2020년 대비 24.8% 성장한 것이다. 본토 수출은 22.9% 성장해 2020년 성장률 11.9%의 2배를 기록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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