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머우 “가장 혁신적인 성화 점화 보여줄 것”
2022-01-12 11:09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우리가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지만, 이젠 중국의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간소하면서도 대담하고 독특한 개회식을 만들겠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장이머우(張藝謨·사진) 감독이 올림픽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성화 점화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두번째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장 감독은 ‘인생’, ‘붉은 수수밭’, ‘귀주 이야기’, ‘황후화’ 등을 연출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영화감독이다.

그는 최근 중국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와 추운 날씨로 이번 올림픽 개막식은 규모를 축소해 매우 간소하게 준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성화대 디자인과 점화 방식은 매우 혁신적일 것이다. 올림픽 100년 역사상 전례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환경 보호와 탄소 배출 저감에 부합하는 개념이라고 귀띔하면서도 구체적인 성화대 디자인과 점화방식에 대해선 함구했다.

장 감독이 연출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땐 중국의 체조스타 리닝이 와이어를 몸에 단 채 공중을 날아 성화대에 점화해 화제를 모았다. 군인과 학생, 전문 예술단원 등 1만5000명이 투입된 당시 개막식은 올림픽 사상 가장 압도적 스케일과 화려함으로 주목받았다.

장이머우 감독은 이에 대해 “(중국 개최 첫 올림픽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을 전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5000년 중국의 역사와 문명 등 우리가 보여줄 많은 페이지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중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며 중국을 드러내는 대신 팬데믹 고통을 겪고 있는 세계인에게 새롭고 강화된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개막식 규모가 축소되면서 동원 인력은 2008년 1만5000명에서 3000명으로 줄었고, 행사 시간도 100분 미만으로 압축했다. 2008년 올림픽 당시는 3시간 30분에 걸쳐 개막식이 펼쳐졌다.

장이머우 감독은 “간소화됐다고 퀄리티가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간결함은 무술영화 속 ‘명인의 검’과 같다. 칼끝에 온 정신을 집중해 찌르는 힘은, 간결해 보이지만 매우 치명적이다”고 영화를 빗대 설명했다.

개회식이 열리는 2월 4일이 중국의 전통 24절기 중 입춘(立春)이라는 점을 프로그램에 녹이겠다는 장이머우 감독은 “코로나19로 세계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중국은 국제적으로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중국인의 진심어린 마음이 전세계인에게 전달된다면 매우 의미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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