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플레…올 세계성장률 4.1%로 하향”
2022-01-12 11:26


세계은행(WB)은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레이션, 높은 금리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과 개도국 간 빈부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11일(현지시간) WB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5.5%였던 세계 성장률이 올해 4.1%, 내년 3.2%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신흥국과 개도국이 성장세 둔화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4·15·17·21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가 통화 정책을 제한해 신흥국과 개도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도국의 부채 수준은 3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개도국과 신흥국의 경제 성장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할 경우, 코로나19 발병과 지속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 그리고 인플레 압력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이처럼 코로나19 위기와 인플레, 정책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빈부격차의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했다.

WB는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5%에서 올해 3.8%, 내년 2.3%로 전망했다. 내년 말까지 모든 선진국의 생산량이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반면 신흥국과 개도국의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추세보다 4%나 밑돌 것으로 예상돼 선진국과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WB는 신흥국·개도국의 성장률을 지난해 6.3%에서 올해 4.6%, 내년 4.1%로 내다봤다. 선진국은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과 재정적 지원으로 경제적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개도국 같은 경우 경제 정책을 철회하거나 긴축 재정을 유지하고 있어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맬패스는 개도국에 대한 백신 보급과 경제정책 교정, 그리고 채무 구제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오래 기다리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B는 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과 민간 부문 채권자가 부채 탕감 노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경제 전망을 3.7%로 0.5%포인트, 중국 5.1%로 0.3%포인트, 유로존 4.2%로 0.2%포인트 낮췄다. 모두 지난해 6월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특히 미국 같은 경우 재정·통화정책의 지원 약화와 공급망 불안정, 그리고 인플레 심화로 하향 조정됐다. 중국의 경제는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으며, 해외여행 제한 등으로 성장률이 둔화했다.

WB는 한국의 전망치를 따로 내놓지 않았지만, 한국과 중국 등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의 성장률을 올해 5.1%, 내년 5.2%로 예상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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