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나미 경보, 알고보니 엉터리 ‘망신’
2022-01-16 16:36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해저화산 폭발로 미국 하와이와 알래스카, 서부 해안 전체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크루즈항의 한 주차장이 쓰나미로 물에 잠겨 있다. 이날 남태평양 해저화산이 폭발하면서 통가 전역과 일본 남서부 해안, 미국 서부 해안 일대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일본 기상청이 남태평양의 해저화산이 분화하면서 발생한 쓰나미가 일본 열도에 줄 피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대응 체제를 고도화 해왔지만, 정작 일본 열도에 쓰나미가 닥칠 것을 예상하지 못한 채 쓰나미를 맞는 상황이 빚어졌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통가 제도의 화산섬에서 대규모 분화가 일어난 것과 관련한 쓰나미 경보·주의보를 16일 0시 15분(이하 한국시간) 발표했다.

분화가 발생한 시간이 전날 오후 1시경이었으므로 그 후로 11시간여 만에 쓰나미 경보를 내린 것이다.

일본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쓰나미로 큰 피해를 본 이래 대응 체제를 고도화 해왔다. 일본 기상청은 통상 일본 열도에 영향을 미칠 지진이나 분화가 발생하면 관측 장비를 총동원해 수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분 이내에 쓰나미가 닥칠지 판단해 특보를 발령한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은 일본 열도에서 약 8000㎞ 떨어진 통가에서 시작된 이번 쓰나미에 대해서는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 분화로 통가에선 최고 80㎝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를 근거로 15일 오후 7시 넘어 약간의 조위(潮位·해수면 높이)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일본 열도에는 쓰나미 우려가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시간여 만인 16일 0시 15분 가고시마(鹿兒島)현의 아마미(奄美)군도와 도카라 열도 등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이와테(岩手)현에 발효했던 주의보를 오전 2시 54분 경보로 끌어올리는 등 뒷북 대응을 했다.

일본 기상청이 특보를 내놓은 시간은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중부에 있는 지치지마(父島) 섬에 90㎝의 쓰나미가 관측된 시간(오후 10시 52분)보다도 한 참 후였다.

일본 기상청은 최고 3m의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관측된 것은 아마미군도 고미나토(小湊)의 1m20㎝로, 뒤늦게 예측한 것과 실제 관측치 사이에도 상당한 오차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시속 약 800㎞로 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쓰나미 경로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통상적인 것과는 다른 양태의 쓰나미였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일반적으로 쓰나미는 지진에 의한 지각변동으로 생기는데, 이번 쓰나미는 지진이 없는 상태에서 해저화산 분화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쓰나미로 일본 8개 현(縣·광역자치단체)에서 약 23만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지며 이날 오전 한바탕 대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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