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도우러 왔다”
2022-01-18 05:50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자신의 반역 혐의와 관련해 열린 법원 심리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반역 혐의로 도피했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자진 귀국했다. 기업인이자 친 서방 정치인인 그는 러시아와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우크라이나를 도우러 왔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로셴코(56)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폴란드 바르샤바를 떠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014∼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자금 조달을 돕는 대량의 석탄 판매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를 받던 지난달 자국을 떠나 유럽에 머물러 왔다.

2015∼2019년에 대통령으로 재직한 그는 제과회사 '로셴'의 창업자로 '초콜릿의 왕'으로 불린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가 가운데 한명이기도 하다.

현재 그의 재산은 동결된 상태이며, 반역 혐의가 확정되면 최고 징역 15년 형을 받게 된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볼로미르 젤렌스키(43) 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와 경제난 문제를 덮기 위해 자신을 희생양 삼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날 공항에는 포로셴코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억압을 중단하라'고 쓴 현수막도 보였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직면한 우크라이나를 돕고자 돌아왔다며 "우크라 정부는 혼란에 빠져있고 허약하며 푸틴과 싸우지 않고 우리와 싸우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배신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포로셴코 전 대통령의 구금 여부를 결정하는 법원 심리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검찰은 재판부에 포로셴코 전 대통령의 도피를 예방하고자 두달 간 구금하거나 전자 팔찌 착용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출국 금지와 여권 효력 정지도 청구했다. 검찰이 책정한 보석금은 3500만달러(약 417억원)에 달한다.

이에 맞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검찰이 부끄러운 행위로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무죄 주장을 이어갔다.

1998년 국회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2004년 '오렌지 혁명'에 자금을 대면서 지지 기반을 확보했고 지난 2014년 친서방 정권 교체 혁명과 맞물려 2015년 대통령에 올랐다.

하지만 2019년 대선에서 정치 경력이 없는 코미디언 출신의 젤렌스키 대통령에 완패한 뒤 정치적인 수세에 몰렸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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