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4번째 총리…혼돈의 페루
2022-02-09 11:11


페드로 카스티요(왼쪽) 페루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아니발 토레스 법무장관을 새 총리로 지명한 뒤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이 이끄는 페루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잇따라 총리가 사퇴하고 20명의 각료가 물러나는 등 좀처럼 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스티요 대통령은 4번째 총리로 아니발 토레스 현(現) 법무장관을 지명했다.

앞서 페루에서는 지난해 7월 카스티요 대통령 취임 이후 6개월 만에 세 명의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카스티요 정부의 첫 총리인 기도 베이도는 좌익 테러 집단을 옹호하고 국회와 갈등하다 지명된 지 두 달 만인 지난해 10월 경질됐다. 두 번째 총리로 지명된 미르타 바스케스는 대통령의 부패 척결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지난달 31일 사퇴했고, 세 번째 총리가 된 엑토르 발레르는 지난 2016년 아내와 딸이 그를 가정폭력 혐의로 신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총리 지명을 받은 지 불과 나흘 만에 자리를 내려놨다.

최근 6개월 동안 교체된 장관은 20명에 이른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꼴이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데는 카스티요 대통령의 정치적 경험과 리더십의 부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시골 교사 출신의 좌파 정치인 카스티요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를 접전 끝에 꺾고 당선됐다.

하지만, 첫 내각 인선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1월엔 대통령 비서실장 브루노 파체코가 대통령궁 집무실에 숨겨둔 2만달러어치 현금 뭉치가 발견돼 사임하는 등 측근들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며 탄핵 위기를 맞기도 했다. 깨끗한 이미지를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했던 것이 무색해진 것이다.

같은 달 25일 야당 의원 25명이 ‘도덕적 무능’을 이유로 발의한 대통령 탄핵안은 의회에서 부결됐으나 카스티요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직후 40%에서 현재 25%로 주저앉았다.

이 같은 정국 혼란 속에 금융시장도 출렁대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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