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의 '글로벌 기준' 갤럭시Z폴드…‘삼성 베끼기’ 여념없는 中[디자인 플러스]
2022-02-11 11:34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왼쪽)와 갤럭시Z플립3.[삼성전자 제공]



위쪽부터 화웨이 p50포켓. 오포의 첫 폴더블폰 파인드N. 중국 아너의 첫 폴더블폰 매직V. [화웨이·오포·아너 홈페이지 캡처]


[화웨이·오포·아너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 시리즈와 비교해 어떠하다”. 외신에서 흔히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폴더블(접는)폰을 설명할 때 쓰는 표현이다. 애플과 ‘카피캣’ 공방을 주고 받던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을 선도하며 이제는 폴더블폰 성능 및 디자인의 기준까지 돼 버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는 갤럭시Z폴드 시리즈를 꼭 닮은 폴더블폰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의 삼성폰 베끼기가 기승이다. 한때 중국을 넘어 세계 1위 삼성전자 스마트폰 철옹성을 넘보던 화웨이는 물론, 세련된 디자인과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이며 중국 모바일·가전제품의 대표 주자로 꼽히던 샤오미도 예외는 아니다. 오포와 아너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도 다를 바 없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 시리즈를 흉내낸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갤럭시Z폴드 시리즈 카피캣 행진의 포문을 연 것은 화웨이였다. 지난해 2월 바깥으로 접던 자사 폴더블폰 메이트X 시리즈를 처음으로 안쪽으로 접어 출시했다. 후면 카메라 디자인마저 갤럭시Z폴드2와 비슷해 외신 등에서도 유사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하듯 리저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공개 행사에서 “경쟁사 모델(갤럭시Z폴드2)은 5대4 비율에 7.6인치 화면 크기로 가로 폭이 120.4㎜에 불과하지만 메이트X2는 가로폭이 135.3㎜로 더 크다”면서 “외부 화면도 더 크고 베젤(테두리)도 더 얇다”고 말했다. 디자인의 차별점 대신 제품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취한 셈이다.

샤오미도 두 달 뒤인 지난해 4월 갤럭시Z폴드2를 꼭 닮은 첫 폴더블폰 미믹스폴드를 선보였고 최근 들어서는 중국 시장 2위 브랜드 오포가 갤럭시Z폴드 시리즈와 유사한 디자인을 갖춘 자사 첫 폴더블폰 ‘파인드N’을 출시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중저가폰 브랜드 아너도 갤럭시Z폴드 시리즈의 외관 디자인을 연상케 하는 자사 첫 폴더블폰 ‘매직V’를 공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샤오미는 올해 상반기 미믹스폴드2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의 삼성전자 폴더블폰 베끼기는 단순히 외관 디자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폼팩터 형태도 삼성전자의 것을 답습하고 있다. 조개껍데기처럼 위아래로 접는 삼성전자 클램셸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 시리즈가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중국에서도 클램셸폰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

화웨이는 지난해 12월 갤럭시Z플립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클램셸 형태의 ‘P50 포켓’을 선보였다. 여기에 중국의 가전업체 TCL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2)에서 갤럭시Z플립3와 비슷한 디자인의 자사 첫 폴더블폰 ‘시카고’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업체의 삼성폰 베끼기는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의 제조공장’으로 성장해 하드웨어 카페 속도가 남다른 중국 업체들의 생존 전략은 ‘완성도는 떨어져도 겉보기 비슷한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아직까지 폴더블폰 경쟁 구도가 폴더블 디스플레이 품질 및 화면 크기에 머물러 있어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의 하드웨어 카피 속도가 나날이 빨라지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격차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오포의 첫 폴더블폰 파인드N의 힌지 부분 디스플레이 주름이 갤럭시Z폴드3보다 덜 부각돼 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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