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운에 뛰는 원자재ETF…‘원유’보다 ‘친환경’ 주목
2022-03-04 11:3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 ETF는 물론 이들과 상대적 위치에 있는 ‘친환경 에너지 ETF’도 동반 급등세다. 원유 ETF는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급등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ETF가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4일 글로벌 ETF 분석기관인 ETF데이터베이스(Database)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현지시간)부터 이달 3일까지 최근 1주일 동안 글로벌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Direxion Daily Global Clean Energy Bull 2X Shares ETF’로 나타났다. S&P Global Clean Energy Index의 일간 수익률 2배를 추구하는 클린 에너지 상품인 이 ETF는 1주 간 무려 33.24%의 수익을 올렸다.

주간 수익률 2위는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Select Industry Index의 일간 수익률 2배를 추구하는 원유·가스 ETF인 ‘Direxion Daily S&P Oil & Gas Exp. & Prod. Bull 2X Shares’가 차지했다. 이 ETF는 25.7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다수의 원유 ETF와 친환경 에너지 ETF가 동시에 강세를 보였다. 원유 ETF 중에는 ProShares Ultra Bloomberg Crude Oil(18.41%), ProShares Ultra Oil & Gas(14.17%) 등이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친환경 ETF인 Invesco Solar ETF(21.10%) Global X Hydrogen ETF(17.62%), Global X Solar ETF(17.38%), Global X CleanTech ETF(17.26%) 등은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원유 ETF는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유가가 치솟으며 주가가 올랐다. KODEX WTI원유선물(H), TIGER 원유선물Enhanced(H) 등 국내 원유 상품들도 최근 52주 신고가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원유 ETF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에 대해 “단기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의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1970년대 중반 1차 오일쇼크, 198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등 과거 공급 충격과 유사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친환경 에너지 ETF는 탄소중립 등 구조적 전환에 따른 성장이 예상돼 장기적으로도 유망한 투자처로 평가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천연가스 등 기존 에너지의 공급 차질 우려가 불거짐에 따라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전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에너지 안보와 더불어 자원 공급망의 안정화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 승인 거절, 천연가스 공급망의 다변화 추진 등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업종 관점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방안에 주목한다”면서 “미국의 셰일가스를 수입하기 위한 LNG선 수요 증가, 천연가스를 대체할 원전 도입, 친환경 정책 등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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