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경기침체 아냐” vs 서머스 “가능성 커”
2022-07-25 11:39


재닛 옐런(왼쪽) 미국 현 재무장관과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AFP]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졌는지를 놓고 전·현직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견해차를 드러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역임한 현 재무부 수장인 재닛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가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 있다는 징후가 없다고 했다. 반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를 총괄하고, 현재의 고(高) 인플레이션 위험을 작년 봄부터 경고한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전에 이런 상황이었을 때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컸다”고 단언했다.

연준이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으려고 전달처럼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게 확실시되고, 28일엔 상무부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치를 내놓는 등 핵심 지표가 발표될 예정인 상황에서 내로라하는 경제통들이 벌인 장외 설전이다.


▶옐런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그러지 않을 것”=그는 이날 NBC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경기침체는 경제 전반이 취약해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상황을 현재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6월 37만2000개의 일자리가 생겨 넉달 연속 35만개를 넘기고 실업률은 3.6%를 유지하는 등 고용시장과 소비자 지출이 견조하다는 점을 근거로 했다. 그는 “현재 경제는 침체에 처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린 성장이 둔화하는 전환기에 있고, 이는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경기침체를 확실히 피할 거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노동시장을 강하게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 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 연율로 -1.6%를 기록했다. 2분기엔 로이터 집계론 0.4% 증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성장률 전망 모델론 -1.6%(계절 조정 기준)를 나타낼 걸로 파악되는 등 저조할 거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두 개 분기 내리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비영리 민간기관인 NBER가 공식적인 경기침체를 선언하는 데 이번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다.

옐런 장관은 “NBER가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더라도 이 기간을 경기침체로 선언하면 놀랄 것”이라며 “우린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을 갖고 있다. 한 달에 거의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그건 경기침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머스 “연착륙 가능성 희박”=그는 이날 CNN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고 약속한 연준에 고무됐다”면서도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과 관련해선 “매우 희박하다”고 했다.

그는 “이전에 이런 상황이었을 때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높고 고용이 낮을 때 경기침체가 항상 뒤따랐다”고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연준 관리들이 40년만에 최고치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이언트 스텝’을 지지하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미 정부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의회가 세금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했다. 서머스 장관은 얼마 전부터 부유세 부과 등 세금을 올려 수요의 일부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처로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 철폐, 의약품 가격 인하, 에너지 정책 개선, 재정적자 감소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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