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훈련에 대만 “주권침해”, G7 “정당화될 수 없어”
2022-08-04 09:01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시 미국대사관 앞을 군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25년만의 미국 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에 대만 해협을 둘러싸고 양안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4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벌이기로 한 데 대해 대만 정부는 “주권 침해”라고 강력 반발했다.

주요7개국(G7) 외무장관들도 3일 공동성명을 내 중국의 군사 위협을 비판했다.

대만 중앙통신(CNA)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쑨리팡 대변인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설정한 6곳의 군사훈련 해역이 대만의 영해를 포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쑨 대변인은 “중국의 훈련은 대만의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지정된 해역은 대만의 영해까지 미치거나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했다.

CNA는 중국 측이 6개 훈련 해역을 표시해 공개한 지도를 근거로 6곳 중 한 곳은 대만 가오슝 해안으로부터의 20㎞ 미만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소개했다. 국제법상 영해는 기선(영해 설정 기준)으로부터 12해리(22.224㎞) 이내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쑨 대변인은 중국의 “비이성적” 행동은 국제 수로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고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것이며, 대만 해협의 현상을 깨는 것이자, 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만군은 전쟁 또는 분쟁의 악화를 원하지 않지만 언제든 전투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만군은 대만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침략적 작전을 멈추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7 외무장관들은 공동 성명에서 “방문을 구실로 대만해협에서 공격적 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중국의 확대 대응은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최근, 그리고 예고된 중국의 위협 행동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특히 실사격 훈련과 경제적 강압은 불필요한 확전의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경계했다.

G7 외무장관들은 이어 “우리는 중국에 일방적으로 지역 내 현재 상황을 힘으로 바꾸려 하지 말고, 평화적 수단으로 양안간 의견 차이를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이들은 또 “우리나라 의원들이 국외를 여행하는 건 일상이고 보통 있는 일”이라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은 2일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일련의 군사행동을 실시하고,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포함한 중요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jshan@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