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러시아 정교회 수장 카자흐 회동 무산
2022-08-25 13:33


2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지지하고 있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 간의 만남이 불발됐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음달 13일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서 개막하는 세계 전통종교지도자대회를 계기로 두 인사의 만남이 예상됐으나,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카자흐스탄 일간 자콘 등 현지 언론은 25일 러시아 정교회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안토니 대주교를 인용해 "키릴 총대주교가 카자흐스탄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키릴 총대주교의 핵심 측근인 안토니 대주교는 또 양측의 회동은 카자흐스탄 세계종교지도자대회가 아니라 별도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토니 대주교는 그러면서 "바티칸이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의 만남을 위한 새로운 시간과 장소에 대해 러시아 정교회 측에 공식적으로 제안한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인터뷰 등을 통해 카자흐스탄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키릴 총대주교 역시 이 행사에 초대받았고 참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즉위 이래 종교 간 화합을 줄곧 추구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쿠바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마주했다. 이는 기독교가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로 갈라진 1054년 대분열 이후 첫 만남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교황은 올해 상반기 중 키릴 총대주교와의 두 번째 만남을 추진해왔으나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세계·전통 종교지도자대회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종교 간 화합을 통해 국가·민족 간 평화·화해를 모색하자는 나자르바예프 누르술탄 당시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후 세계 주요 종교 지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3년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 대회 주제는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이후 인류의 사회적·영적 발전을 위한 세계 지도자 및 전통 종교 지도자의 역할'이다.

카자흐스탄은 인구 1920만 명 가운데 70%가 무슬림, 30%가 기독교인이다. 기독교인 중에서도 20% 이상은 정교회 신자이며, 가톨릭 신자는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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