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970년대생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1980년대생인 정기선 HD현대(구 현대중공업지주) 사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1950년대 총수가 점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현재는 1960년대생 총수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앞으로는 1970·80년대생도 대거 등장해 국내 산업의 미래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순위 7위인 한화그룹은 최근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이 사장 자리에 오른 지 2년 만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화가 김 부회장을 그룹의 차기 리더로 대내외 천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김 회장으로부터의 지분 승계 작업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1983년생인 김 부회장은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승진 가도를 달리더니 그룹에 몸을 담은지 12년 만에 부회장 타이틀을 달게 됐다.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은 1952년생으로 지난 1981년 선친인 김종희 창업주가 지병으로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29세의 젊은 나이에 회장직에 올랐고 이후로 41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다.
재계순위 9위인 현대중공업그룹도 오너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구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대표가 전면에 나선 상태로 지분 승계 후 회장직에 오를 전망이다. 1982년생인 정 대표는 그룹 소유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맏아들로 대일외고·연세대(경제학)를 졸업한 뒤 ROTC(학생군사교육단) 중위로 복무했고, 이후 언론사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08년 현대중공업에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 후 보스턴 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복귀, 이때부터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았다. 2년 뒤 기획재무부문 상무로 승진, 첫 임원을 달았으며 이듬해 전무 승진 후 2017년 부사장직에 올랐다. 그러다 지난해 사장 승진했다.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은 가까운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둘다 장교로 군복무를 했으며 각 집안 장손이자 그룹 3세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 정 사장은 2016년 김 부회장의 조모상 때 직접 빈소에 찾아가 조문했으며, 두 사람은 서로의 결혼식도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주요 그룹 총수 중에서는 현재는 1960년대생이 가장 많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1968년생으로 2012년 부회장에 올랐고, 아버지 고 이건희 회장이 병환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현재까지 그룹을 10년 가까이 이끌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1960년생이다. 1998년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20년 넘게 총수 자리를 지키며 그룹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1968년생),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1962년생), 구자은 LS그룹 회장(1964년생), 이해욱 DL그룹 회장(1968년생),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1968년) 등도 1960년대생이다.
1970년대생 총수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들 수 있다. 1970년생인 정 회장은 2020년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공식 총수 자리에 올랐다. 이밖에 구광모 LG그룹 회장(1978년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1976년생)도 있다.
물론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1950년대생 총수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1955년생)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1957년생)이다. 2011년 총수에 오른 신 회장은 현재 전지·수소·바이오 등 신사업 진출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형인 허창수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재작년 총수 자리에 오른 허 회장 역시 신성장동력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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