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증시, 4거래일 연속 하락…국제유가, 경기 침체 우려에 ↓
2022-09-01 07:03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뉴욕증시가 긴축 그림자에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지수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썸머 랠리에서 오른 부분을 절반 가까이 반납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 완화와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다우 0.88%·S&P500 0.78%·나스닥 0.56% 하락

3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0.44포인트(0.88%) 하락한 31,510.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16포인트(0.78%) 내린 3,955.0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6.93포인트(0.56%) 내린 11,816.2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오전에는 주가지수가 혼조세로 출발했지만 장 후반에는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8월에 4.1% 정도 하락했고, S&P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2%, 4.6% 하락했다.

주식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정책이 미칠 부정적인 그림자를 좀처럼 떨치지 못했다.

미 연준의 긴축 행보가 지속되면서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는지에 투자자들은 주목했다.

경기 침체가 나타나면 미 연준이 금리 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상당 부분 기대를 접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추세 이하의 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연준 인사들도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오하이오 데이튼에서 연설에서 “연준이 내년에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 나의 시각은 연방기금금리를 내년 초까지 4%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라며 “이후 그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한동안(some time)” 유지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아울러 메스터 총재는 금리 인상 등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고, 실업률이 오르고 금융시장이 계속해서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의지가 경제에 어느 정도 고통을 줄지 가늠하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 인사들은 중앙은행이 당분간 긴축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지금 문제는 연준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줄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얼마나 걸릴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 고용보고서가 중요하다”며 “임금 압력이 낮아지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주식에 긍정적인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목별로 보면 이날 석유 기업인 셰브론과 건설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 주가는 각각 1% 이상 하락했다. 소매기업인 메이시스는 2% 이상 하락했고, 베스트바이는 5%대 급락했다. 전일 직원 20% 해고 계획을 내놓아 하락했던 스냅의 주가는 내부 구조조정 소식에 8%대 급등했다. 월가 대표적인 밈 주식(meme stock)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인력을 감축하고, 매장을 대거 폐쇄하겠다는 발표에 21% 급락했다.

업종 지수는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임의소비재, 소재 관련 업종지수가 하락폭이 컸고, 통신 관련 업종지수는 전일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WTI, 배럴당 89.55달러…전장比 2.3% 하락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09달러(2.3%) 하락한 배럴당 89.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지난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우려가 완화되면서 전일 5% 이상 급락했고, 이날도 2% 이상 내렸다.

이번 달에 유가는 9.2% 하락해 석 달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처럼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원유 공급 감소 우려가 완화된데다 수요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감산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는 하락폭을 키웠다. OPEC 플러스는 오는 9월 5일에 회의를 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의 긴축 정책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점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는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 외의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의 매입 부담을 높여 수요를 낮추는 효과를 낸다. 아울러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원유 수요 약세에 힘을 실었다.

OPEC+ 산유국의 생산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공동기술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원유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동기술위원회는 내년에도 90만배럴(bpd) 수준의 과잉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전일 OPEC플러스의 감산 위협이 줄어들고, 유럽 수요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으며, 미국의 매파적인 자금 흐름과 달러화 강세로 유가가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븐스 리포트는 유가 지지선은 배럴당 87달러, 저항선은 배럴당 97~100달러로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미국 원유 재고는 감소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6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332만6000배럴 감소한 4억1834만6000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20만배럴 감소보다 더 줄어든 수준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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