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공포’로 다가오는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업들 금융비용 부담 2배 상승 [비즈360]
2022-09-22 10:31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EPA]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매출도 10% 넘게 감소했는데 금리까지 오르니 답답합니다.”

#. 건설부품 제조업체 A사는 최근 대출금리 상승으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 하락으로 건설경기도 영향을 받고 있어 매출도 작년 대비 10% 넘게 감소했는데, 금리까지 올라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더구나 금리인상이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전망에 내년 경영계획을 어떻게 짜야 할지도 막막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며 연달아 3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압박도 가중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이자부담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한 제조업체의 경우 법인세 등 차감전 영업이익(EBITDA)이 1조원으로 충분한 수준이지만 업계 특성상 결산 전 미리 자금을 조달해 원료를 구입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금이 충분한데도 대출을 받아야 하니 금융비용이 생기고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한 식음료 제조업체는 자금조달 금리가 평년 영업이익률에 육박해 부담이 크다. 당기순이익이 150억원 수준인데 이자비용은 100억원이 넘는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나마 과거 받아둔 고정금리 덕분에 평균 4%대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나, 이자 쌓여가는 속도도 무시 못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이자 부담 증가세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18개 산업의 이자비용대비 EBITDA(EBITDA/이자비용)를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5배에서 올해 9.9배로 대폭 하락하고 내년에는 8.3배로 부담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이자비용 대비 9.9배 많다는 의미지만 작년 대비 내년 이자 부담이 2배로 커져 금리인상으로 인한 수치의 하락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별로 보면 올해 주력 산업인 반도체나 자동차의 경우 평균(9.9배)을 넘어선 40.5배, 22.1배 수준에 이른다. 다만 올해 금리인상 영향으로 각각 전년 87.9배, 36.4배에서 크게 감소했다.

항공운송, 민자발전, 조선 등의 산업은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올해 항운은 5.2배, 민자발전은 4.7배, 조선은 0.6배에 불과했다. 특히 조선은 금융비용보다 이익이 더 적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영부담이 가중되면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 307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서는 고금리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기업이 61.2%에 달했다. ‘어려움이 매우 많다’고 응답한 기업은 26.7%였고 ‘어려움이 많다’는 응답도 34.5%였다.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기업은 3.6%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어려움(복수응답)으로는 ‘이자부담에 따른 자금사정 악화’(67.6%)와 ‘설비투자 지연 및 축소’(29.3%) 등이 가장 많았다.

금리인상 여파는 대기업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탄탄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에게 더욱 혹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 대부분이 자금이 풍부하더라도 자금 차입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금리 기조가 계속될 경우 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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