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의 작살]‘초짜와 3짜의 클라쓰’
2022-09-23 15:57


왼쪽부터 신상진 성남시장(분당), 하은호 군포시장(산본), 이동환 고양시장(일산·이상 국힘), 최대호 안양시장(더민주·평촌), 조용익 부천시장(더민주·중동).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1. 1기신도시 주민들이 뿔났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 동력을 잃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 등 야권 인사들도 이같은 비판에 합류해 걷잡을 수 없는 파도가 몰려오고있다. 이 와중에 집값이 수직하강하면서 1기신도시 주민들은 울상이다. 모든 탓을 정부에 돌린다. 재산가치가 하락하는데 좋아하는 국민은 없다. 원희룡 장관은 진화에 나섰지만 쉽게 불은 꺼지지않는다.

#2.정부가 키운 배신감이란 용어가 나돌고 있다.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의 '공약 파기' 논란은 정치 이슈로 확산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19일 8·16 대책에 대해 "사실상의 공약 파기"라며 "정부와 별개로 경기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8·16 대책) '을 발표한 뒤 연일 질타를 받고 있다.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2024년 중 수립하겠다는 내용 때문이다. 애초 올해 말~내년 초에 마스터플랜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했던 1기 신도시 주민들은 '공약 파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3.1기 신도시 주민들은 단체 행동에도 나섰다. 분당·일산·산본·평촌·중동재건축연합회가 모인 '1기 신도시 범 재건축 연합회'는 지난 1일 대통령실과 국회, 국토교통부를 각각 방문해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촉구하는 주민 8400명의 서명을 전달했다. 분위기가 진정되지 않자 원 장관은 지난 8일 1기 신도시 지자체장과 간담회를 열고,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내년 2월 발의하겠다며 추가 대책도 내놨다.


최대호 안양시장의 제안한 내용

#4. 중요한 대목은 지금부터다. 분당·평촌·산본·중동·일산 등 5개 신도시 중 4명은 초선시장이고, 3선시장은 최대호 안양시장(민주)뿐이다. 민주가 2명이고, 국힘이 3명이다. 이날 원희룡 장관이 극찬한 시장은 최대호 안양시장 뿐이다. 다른 시장에 비해 뛰어난 설득력과 경험치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다른 시장들은 실과에서 올린 보고서를 읽는 수준이었으면 최대호 시장만큼은 원고없이 자신감있게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3선시장의 관록은 지금부터다.

최 시장은 ▷수직증축 실질적 허용▷용적률 상향(임대주택 기부 등 공공기여 전제) 특례 인정 ▷안전진단 등의 국비 지원(기금 적립) ▷지구단위계획 등 도시관리계획에 대한 특례 인정 ▷세대 간 내력벽 일부 철거 허용 ▷권리변동계획 관련 규정 구체화 등을 역설했다. 다른 4명의 초선시장과 급이 달랐다.

#5.경기연구원이 실시한 지난 6월 설문조사결과 경기도 1기 신도시 주민 83.8%는 재건축·리모델링 등 거주 아파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인식했다.재건축 형태로는 용적률 300% 이하와 21~30층을 가장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3~4월 도내 1기 신도시인 분당, 평촌, 산본, 일산, 중동 주민 500세대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경기도민은 새로운 1기 신도시를 기대한다’ 보고서를 발간했다. 경기도는 1980년대 후반부터 1시 신도시 사업이 추진돼 1991~1993년 분당, 평촌, 산본, 일산, 중동 등 5곳이 조성됐다. 이들 신도시는 준공 30년이 지나면서 건축물 노후화 등을 겪고 있는데, 특히 새 정부가 ‘재건축․리모델링 포함 1기 신도시 재탄생을 위한 종합 재정비 발전방안 마련’을 경기도 지역공약을 제시함에 따라 주목받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신도시 주민의 83.8%가 ‘거주 아파트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신도시별로는 중동 88.6%, 산본 86.7%, 일산 84.1%, 평촌 83.8%, 분당 80.4% 등의 순이다. 재정비 사업 방식 선호도에서는 재건축(48.4%)이 리모델링(35.1%)과 유지보수·관리(16.5%)보다 높게 나왔다.

#6.전국이 들썩들썩한 이슈속에 신상진 성남시장(분당·국힘), 하은호 군포시장(산본·국힘),조용익 부천시장(중동·민주), 이동환 고양시장(국힘), 최대호 안양시장(평촌·민주) 등 5명의 지자체장이 원희룡 장관을 만났다. 보도자료는 모두들 빨랐고 내용은 비슷했다. 앞서 이들중 국민의 힘 소속 지자제장은 1기신도시 문제로 5개 신도시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난리통을 겪을때 ‘묵언수행’을 했던 지자체장들이다. 초선시장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눈치를 안 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들중 3선시장인 최대호 안양시장은 원희룡장관앞에서 용적율을 따지고, 파고들었다. 원희룡 장관이 탄복했다는 후문이다. 원 장관은 (최대호)시장님이 현안을 잘 파악하고 건의하시니, 3선 시장이라 역시 깊이 있게 집혀 주시는 것같다며 놀라워했다고 알려졌다. 3선시장과 초선시장의 클라쓰가 이처럼 다르다. 신도시 주민들의 유권자표는 놀랍도록 집결이 빠르다. 한번 찍히면 끝이다. 국힘 시장들은 곤혼스러웠을 듯 싶다. 침묵 서약을 공동으로 했는지 한마디 말도 없더니 시위가 거세지고 시장에 대한 반감이 늘어나니 하나둘씩 살짝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이미 최대호 안양시장은 정부에 대해 직격포를 날리고 있었다. 최대호 클라쓰가 남다른 이유다.


일산신도시 찾은 김동연 지사 페북 캡처.



fob140@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