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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된 흥미로운 설문조사 하나. 미국의 한 회사에서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연애와 휴대폰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의 86%가 “액정이 깨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성은 비호감”이라고 응답했다.
이 설문대로라면, 액정 깨진 ‘비호감’을 극복하기란 갈수록 어려워질 듯하다. 200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스마트폰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액정을 비롯한 수리 비용 부담 역시 만만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4. [김민지 기자/jakmeen@]
대표적으로 지난 8월 출시된 삼성의 초고가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4’의 경우 메인 디스플레이 액정 교체 비용이 61만1000원에 달한다. 전작 ‘갤럭시Z 플립3’의 수리 비용(60만700원)보다 가격이 다소 올랐다. 액정 교체 비용이 출고가(199만 8700원)의 3분의1에 달하는 것으로 웬만한 중가 스마트폰 한 대를 구매할 수 있는 값이다.
애플 아이폰 역시 환율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 수리 비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아이폰X·XS·11 프로·12 프로·13 프로 등의 리퍼 비용이 63만3600원에서 74만6100원으로 무려 17.8% 올랐다.
‘아이폰13 프로’의 전면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은 32만6700원에서 37만8000원으로 약 15.7% 올랐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의 전면 디스플레이 수리비는 일반 모델 37만8000원, 플러스·프로 모델 44만910원, 프로 맥스 53만9100원이다.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이상섭 기자]
소비자의 수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삼성과 애플은 최근 미국, 유럽에서 ‘셀프 수리’를 할 수 있는 부품 키트 지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초부터 미국에서 갤럭시S20, S21, 탭S7+ 모델을 대상으로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수리업체인 ‘아이픽스잇(Ifixit)’을 통해 삼성전자 정품 부품, 수리 설명서, 수리 도구 등을 제공받아 셀프로 제품을 수리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S21 디스플레이 교체의 경우 미국 서비스센터에서 제품을 수리받는 것보다 최소 30달러 정도 저렴하게 제품을 고칠 수 있다.
애플 역시 올 4월부터 미국에서 자가 수리 부품 키트 제공을 시작했다. 올해 말에는 유럽까지 해당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등에서 소비자의 부품 수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조사 자체 방안이 마련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해당 서비스 도입이 기약조차 없는 상태다. 국내에서도 비싼 부품 수리비는 국회에서 지적받는 단골 소재다. 제도적 보완을 위해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은미 의원(정의당) 등이 소비자들의 수리 권리를 강화한 관련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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