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호 위메이드 의장[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우리나라에서 15번째 부자였던 ‘이 남자’…어쩌다 이런 일이”
300억원의 거금으로 코인을 사들인 남성이 있다. 국내 주식부호로 손꼽히는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이다. 하지만 위믹스 코인 매수를 완료하자마자 해당 코인이 거래 유의 종목 지정으로 지정돼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블록체인 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위메이드는 위믹스의 유의 종목 지정 조치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7일 국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는 위믹스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위메이드가 제출한 위믹스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고 일제히 공지했다.
업비트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에 관해 투자자들에 대해 적시에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며 “위믹스 유통량 계획정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 유의종목 지정은 박 의장이 위믹스 300억원어치를 매입 완료한 다음날 이뤄졌다. 전날 위메이드는 “위메이드의 창립자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은 지난 6개월간 약 300억원 규모의 위믹스 클래식을 매입했으며 26일부로 매입을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매수 수량은 832만9181개며 평균 매수가는 3593원이다. 박 의장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생태계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각자 수억원, 수백억원을 위믹스 매입에 쓰고 있다.
4대 원화 거래소에서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위믹스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빗썸 앱 갈무리]
위믹스는 현재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되자 위믹스 가격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빗썸에서 1843원에 거래 중이다. 2507원에 거래되던 26일 대비 26% 넘게 폭락한 가격이다.
박 의장의 투자금도 반토막으로 줄었다. 300억원어치의 위믹스를 매입한 박 의장은 하루만에 투자금액의 50% 이상인 150억원 상당의 손실을 보고 있다. 2009년부터 국내 ‘주식갑부’에 올라 전년 말 기준 국내 주식부호 15위에 안착했던 그는 위메이드 주식가치가 떨어지며 22위로 떨어진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투자한 코인까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위믹스가 당장 상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의 종목 지정,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차원에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DAXA 관계자는 “제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적시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위메이드가 이미 해명 했지만 더 명확한 소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출처 Jean Chung/Bloomberg]
위메이드 측은 자신들의 위믹스의 유통 정황을 전부 공개하고 있다며 거래소측의 주장에 대해 억울하단 입장이다. 한 위메이드 관계자는 “거래소들은 상장시 제출했던 유통 계획 예상치와 지금의 유통량이 다르다는 이유로 유의 종목 지정을 했는데, 위메이드는 계속 공시하면서 유통량을 투명하게 밝혀왔다”며 “10월에 자사 지갑에서 6400만개 위믹스 이동이 있었는데, 해당 물량은 담보로 사용된 거고 다른 지갑에 보관되는 거라서 유통량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10월에 있었던 일이라 3분기 보고서에 들어가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거래소들이 유통계획을 지키는지 확인하거나 지켜야 한다는 가이드를 준 적도 없다”며 “상장할 때 냈던 유통 계획이 100% 지켜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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