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 ‘상저하고’, ‘상고하저’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말 ‘상저하고’를 예상하는 분석이 대다수였다면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상고하저’를 예측하는 전망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인플레이션 관리에 나선 상황을 놓고 증권가의 경기 전망에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성장 전망치 차이가 다시 한번 글로벌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을 방증하고 있다. 최근 IMF는 ‘2023년 수정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성장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앞서 이달 초 세계은행의 발표한 글로벌 성장 전망치(1.7%)보다 1.2%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두 기관의 이 같은 전망치 격차는 이례적인 결과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두 기관의 전망치 차이가 사실상 없었다.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두 기관의 전망치가 지금까지 어느 시기보다 더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며 “비슷한 성향의 두 국제기구도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일만큼 올해 경제전망은 상방이든 하방이든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이상섭 기자
이와 관련해 세계은행 출신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두 기관이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봤다.
조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세계은행은 글로벌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서 전망치를 분석하고 IMF는 금융시장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세계은행은 금리의 가파른 인상이 성장에 해를 끼친다고 보면서 현 상황에서 성장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 회복의 관건을 ‘중국 경제’로 지목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국회는 정치·외교적 차원에서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개선하는데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우리 수출품 가격이 싸지면서 가격 경쟁력은 올라가고 있지만 무역수지는 상당히 나빠지고 있는데 핵심 원인은 중국”이라며 “중국의 리오프닝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가에 따라 국내 경기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우호적인 입장에서 비즈니스를 할 것이냐, 아니면 과거 사드 사태처럼 정치 문제가 경제를 앞설 것이냐 기로에 놓인 셈”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중국 리스크를 정치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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