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2023에서 공개 예정인 SK온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 [SK온 제공]
파우치형 배터리 전문기업인 SK온이 처음으로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사진)을 공개한다. 다양한 제품으로 완성차 업계의 요구에 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SK온은 오는 15일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3’에서 각형 배터리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코발트프리(Co-Free)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또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신제품도 함께 공개한다.
SK온이 최초로 공개하는 각형 니켈코발트망간(NCM) 초고속(Super Fast) 배터리는 18분 동안 80%를 충전할 수 있다. 올해 초 미국 CES에서 공개해 ‘최고혁신상’을 받은 파우치형의 확장형이다. SK온은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기존 CES 버전보다 충전 속도를 늘린 실물 모형을 공개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폼팩터(물리적 외형) 다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 배터리 업체와 ‘일대일’로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형태에서 공급형태를 다변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형별 배터리의 완성도가 제조업체마다 달라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 실용차 제조사 쿠시먼은 최근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를 이용해 전동차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현지시간 8일 LG에너지솔루션과 기존 공급계약을 맺어왔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배터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SK온의 각형 배터리 출시는 포드와 협업으로 내놓은 파우치형 ‘단일 폼팩터’ 전략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다양한 수요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K온 관계자는 “SK온의 현재를 소개하고 가까운 미래에 전개할 첨단 배터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향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배터리에서 함께 선보이는 제품들도 다양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코발트 프리’(Co-Free) 배터리는 SK온이 목표 시점을 1년 이상 앞당겨 최근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다. 니켈·코발트·망간을 원자재로 삼은 삼원계 배터리에서 ‘구조 안전성’을 맡았던 코발트를 제거하고, 고유의 하이니켈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의 수명을 늘렸다.
LFP 배터리 시제품도 공개한다. LFP 배터리는 저온(-2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데 SK온은 이를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 및 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도 적용한 덕분이다. 특히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주행 거리가 짧지만,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품(Prototype) 공개는 최경환 SK온 차세대배터리 담당이 맡는다. 최 담당은 인터배터리 개막일인 15일 ‘전고체 전지 : 보다 안전한 배터리를 위한 SK온의 기술전략’을 주제로 컨퍼런스 연사로 나선다. SK온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안전한 배터리를 구현하기 위해 황화물계 전고체와 고분자/산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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