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선비의 지조를 상징하는 매화와 기원전 구삼국시대 이후 수천년 역사를 가진 우리의 벚꽃을 필두로, 겨울을 밀쳐내는 봄향기 속 봄꽃여행이 시작됐다.
매화는 거제 등지에 1월말부터 피기 시작해 중북부 지역엔 한창이고, 벚꽃은 제주-서귀포가 22~24일 꽃망울을 터뜨려 북상을 시작했다. 창원,울산,목포는 오는 28일 전후, 대전,안동은 3월 말, 수원, 인천은 4월 6~8일, 가평은 4월10일쯤 핀다고 한다.
올 봄꽃 여행은 예년과는 좀 다르다. 지난해 이맘때엔 동해안 산불이 국민들을 걱정스럽게 했다. 산중에 쌓여있던 낙엽이 강풍을 만나 자연발화하는 경우도 있어 매년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는데, 다행히 국민의 온정과 ‘나눔형 여행’ 덕에 금방 복구되었다.
부산 광안리 플로깅
신안 퍼플섬
한국임업인총연합회 회원들의 대국민 산불 예방 실천 캠페인 [연합]
올해 봄꽃여행이 예년과 다른 점은 치밀한 산불조심, 꽃과 봄바다 정취의 조화, 친환경 플로깅의 병행 등으로 요약된다.
▶꽃과 바다, 꽃과 강의 하모니= 라벤더는 심는 시기에 따라 개화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 신안군 반월-박지도 퍼플섬은 바다와 라벤더가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다. 임자도는 튤립과 홍매화, 선도는 수선화꽃으로 바다와 멋진 조화를 연출한다.
바다와 꽃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부산, 삼척, 태안 등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광양과 하동은 섬진강과 봄꽃의 조화로 많은 이들의 방문이 이어진다. 바다와 가까운 섬진강변엔 동백은 이미 피었고, 벚꽃, 유채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섬진강 재첩, 광양닭숯불구이 등 봄꽃여행객들을 위한 미식도 준비했다고 지자체측은 전했다.
한국관광의별 순천만국가정원을 거느리고 있는 바닷가 순천은 시티투어를 아예 봄꽃투어 프로그램으로 개편했다. 순천시티투어 ‘벚꽃여행’이 25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운행한다. 벚꽃이 지더라도 겹벚꽃이 피기에 긴 운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섬진강 벚꽃길
▶봄 화재 철저 예방= 제주도는 최근 개최한 봄맞이 들불축제때 점화를 하지 않았다. 들불축제에 불을 뺐으니 손님이 격감했지만, 최근 몇 년간 동해안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봄철 산불의 여파가 제주도에 까지 경각심을 일으키면서 안전에 최우선을 두었던 것이다.
동해안에선 벌써 8건의 산불이 발생했지만, 워낙 모든 주민과 관공서가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 직후 모두 진화됐다. 이 때문에 울진~속초 일대 지자체들은 관광객들에게 산불 예방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주의,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최근 하동에서 봄 산불이 나자 인근 사천에서도, 충남 예산, 경북 구미에서도 행락객을 대상으로 한 산불조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특별대책’까지 세워 여행객과 주민들에게 보다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고, 강력한 순찰을 통해 발생가능성 차단하고 있다.
울릉동 패키지 여행객들이 플로깅을 하며 힐링도 하고 보람도 찾고 있다.
▶울릉군 등 여행때 플로깅하면 인센티브= 코로나 사태이후 환경보호가 변종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여행때 플로깅(쓰담여행: 쓰레기 담기) 활동을 겸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울릉군은 지난해 이미 시행해 많은 여행객들이 이같은 플로깅에 동참했다.
24일 구룡포 대게축제를 시작한 포항시도 공무원, 주민, 여행객들과 함께 플로깅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영남알프스, 간절곶 등을 보유하고 있는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선 공기업-주민 등과 쓰담달리기 대회를 벌여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플로깅은 지자체 뿐 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주도해 새로운 사회공헌,공익활동의 고리로도 기능하고 있다.
달라진 올 봄꽃여행은 산불 없는 봄, 쓰레기 없는 춘산 등을 통해 보람까지 챙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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