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전북 익산 공장의 모습.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1위 동박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롯데그룹 화학군의 실적 반등에 선봉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3월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636억원, 영업이익 6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71.8% 각각 줄어든 수치다. 국내외 주요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나선 것이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소재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당장 이번 분기부터 그룹의 새 식구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관측한다. 2분기에는 롯데케미칼 연결 손익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이 반영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91억원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10.2%가 예상되면서 롯데그룹 화학군 주요 부문 가운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유일하게 두자릿수 달성이 유력하다.
올해 전망도 밝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수요가 회복되고 해외 공장 양산이 본격화하는 올 하반기부터 동박 업체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분석한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각각 757억원, 11.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기초소재(2765억원)와 첨단소재(2290억원) 부문, 롯데정밀화학(1870억원)에 이어 영업이익 규모로는 4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률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달 초 “해외 기업에 2차전지용 동박을 10년 동안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경영상 비밀 유지 조항으로 인해 구체적인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장기 계약인 만큼 계약 규모도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도 동박 투자를 늘리면서 전체적으로 물량이 과잉 공급되고 있으나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동박과 종류가 달라서 큰 위협요인이 아니다”면서 “전기차 성장세와 북미 수요가 늘 것을 고려하면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화학군의 중심축인 롯데케미칼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은 당초 2030년 2차전지 소재 매출 목표를 5조원으로 잡았으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에 힘입어 7조원 수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경훈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단 사업전략담당(상무)은 지난 11일 개최된 컨퍼런스콜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후에 2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은 2030년 보수적으로 봐도 7조원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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