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12년 연속 반기 흑자를 이어갔다. 올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5월부터 두달 내리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이 줄어든 것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고 해외에서 받은 배당 등에 힘입은 흑자에 ‘일본식 저성장 흑자’가 구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커지면서, 상반기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년 전의 10분의 1로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로 5월부터 두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관련기사 4면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이지만 내용은 좋지 않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6월 상품수지는 39억8000만달러로 4월 이후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확대된 때문이다. 6월 수출은 541억4000만달러, 수입은 50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각각 1년 전 보다 9.3%와 10.2%가 줄면서 수입 감소폭이 컸다. 수출은 승용차 수출이 호조를 지속했으나 반도체, 석유제품, 화공품 등의 수출이 부진한 탓에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해외 출국자수가 늘면서 여행수지를 포함한 서비스수지는 작년 6월 대비 32억9000만달러나 감소해 26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로, 한달 전(-9억1000만달러)보다 적자폭도 커졌다.
반면 본원소득수지는 6월 국내기업의 해외법인 등에서 대규모 배당이 지급되면서 48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폭도 전월(14억2000만달러)과 비교해 대폭 늘었다.
한국 대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송금하는 배당금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42억3000만달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외거래가 경상수지를 떠받치는 저성장 선진국형 흑자가 나타난 것 아니냐느 목소리가 커진다.
실제 하반기 경제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하반기 국제유가 가격 동향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회복 시점 및 IT 반도체 경기 반등 여부가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계정은 6월 순자산이 47억7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7억2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가 36억5000만달러 늘며 순자산이 21억2000만달러 커졌다.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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