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전기차 왕국’으로 변신중…아우디 “車 타보고 사세요”
2023-09-17 09:59


아우디 RS e-트론 GT. 독일(뮌헨)=김지윤 기자

[헤럴드경제(뮌헨)=김지윤 기자] “아우디 자동차를 3대 보유하고 있지만, 전기차를 타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살짝만 밟아도 엄청난 파워가 느껴지는 선물 같은 경험이었어요.”

독일 하노버에서 베이커리 가게를 운영 중인 스벤 프리드리히 씨는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아우디는 1982년부터 40년이 넘게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들이 직접 운전 기술을 가르치고, 운전의 즐거움을 고객들에게 전파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은 ▷운전 기술을 습득하는 ‘트레이닝 익스피리언스’ ▷스칸디나비아에서 설원·빙판을 달리는 ‘아이스 익스피리언스’ ▷고성능 스포츠카를 체험하는 ‘스포츠카 익스피리언스’ ▷고성능 스포츠카를 타고 알프스를 통과하는 ‘투어 익스피리언스’ 등으로 이뤄져 있다.


독일 뮌헨국제공항에 아우디 광고판이 투어 참가자들을 맞고 있다. 독일(뮌헨)=김지윤 기자

한국 미디어를 비롯해 독일 고객과 딜러들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29일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알프스산맥을 배경으로 투어 익스피리언스를 체험했다.

투어 차량은 아우디의 초고성능 전기차인 ‘RS e-트론 GT’다. 이 프로그램에는 숙소와 식대, 통행료, 종합 보험 등이 포함된다. 시승 코스는 독일 뮌헨국제공항 인근에서 출발해 오스트리아 레르무스·텔프스, 독일 부헨·팀멜스요흐·테켄제 등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다.

프리드리히 씨는 아우디의 주요 고객 자격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아우디를 3대 보유했을 정도로 아우디를 사랑하지만, 아직 전동화에 대해서는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아우디는 이 같은 고객들이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통해 전기차를 비롯해 보다 다양한 아우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씨는 “RS e-tron GT는 동력 성능이나 코너링, 핸들링 면에서 엄청난 차”라며 “2박3일 동안 차를 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아우디 ‘투어 익스피리언스’에 활용될 아우디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독일(뮌헨)=김지윤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고객도 이번 투어에 참여했다. 가솔린 기반의 럭셔리카를 이미 운영 중인 그에게도 이번 전기차 투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아름다운 알프스산맥을 지나며 전기차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고, 충전소 등 다양한 인프라 환경도 체험해 볼 수 있어서다.

아우디 관계자는 “아름다운 도로를 달리는 경험, 환상적인 전망과 휴식, 좋은 숙소와 맛있는 식사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아우디는 유럽연합(EU) 내 전동화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등 최근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발맞춰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전동화 영역으로 적극 확대하고 있다.


알프스산맥을 달리는 투어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 중 만난 소. 독일(뮌헨)=김지윤 기자

유럽 자동차제조사협회(ACEA)가 발표한 올해 1~7월 EU 내 신규 승용차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81만9725대의 전기차(BEV)가 판매돼 13%의 비중을 차지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하이브리드전기차(HEV)까지 더하면 그 비중은 45.4%까치 치솟는다. 휘발유, 디젤 등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의 친환경차가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독일에서만 올 1~7월 26만8926대의 전기차(비중 16.4%)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7.2%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독일은 전체 EU 내 전기차 판매량의 32.8%를 담당하며, 프랑스 등을 제치고 EU 내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우디는 브랜드의 본고장인 독일 외에도 이 프로그램을 전 세계에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향후 한국 고객들을 독일로 초청, 현지 프로그램을 경험할 기회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마쿠스 피히틀 인스트럭터가 참석자들에게 투어 코스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일(뮌헨)=김지윤 기자

이번 투어 프로그램을 총괄한 마쿠스 피히틀(Markus Fiechtl) 인스트럭터는 “1년에 80~100회 정도 투어를 진행한다”며 “고객들이 돈을 직접 지불하거나, 딜러사가 부담해 주요 고객을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우디는 고객 관리에 대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강점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한편 아우디는 컨버터블 스포츠카인 ‘R8 스파이더’ 차량을 중심으로 이달 투어 익스피리언스를 진행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한 프로그램의 가격은 2150유로(약 300만원)부터다. 이미 9~10월 프로그램은 모든 마감된 상태다.


독일 뮌헨 한 호텔에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독일(뮌헨)=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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