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접영 100ｍ 예선에 출전한 북한 리혜경이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아주 큰 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 북한 수영 선수 리혜경(18)은 중국 취재진이 '항저우에 두 번째 온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리혜경은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여자 접영 100m 예선에 출전, 1분07초72로 25명 중 19위로 탈락했다.

리혜경은 경기 뒤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는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리혜경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중국 취재기자가 "리혜경 선수, 중국 기자입니다"라고 하자 발걸음을 멈췄다.

리혜경은 중국 기자에게 "오늘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다"며 "몸 상태가 나쁘고 상처(부상)도 있어 신경이 쓰였다. 조금씩 회복하며 훈련 중"이라고 했다.

리혜경은 2018년 항저우 쇼트 코스(25m) 세계선수권에서 국제 무대에 데뷔했다. 기록은 배영 100m 46위(1분05초53), 접영 200m 25위(2분18초63)였다. 이후 국제대회 출전 기록은 없었다.

리혜경은 인터뷰 말미에 "내년 목표는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접영 100ｍ 예선에 출전한 리혜경(왼쪽)이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연합]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수영으로는 박미성(22)과 리혜성 두 명이 나섰다.

박미성은 26일 여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58초79로 29명 중 18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선 북한 수영 선수가 출전하는 것 자체로도 주목을 받았다.

북한 수영 선수가 국제대회에 나선 건 2019년 10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선수권 이후 약 4년 만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2020년 초에 국경을 폐쇄한 바 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22년까지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징계를 받았었다.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접영 100ｍ 예선에 출전한 리혜경 출발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