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이준석 신당’ 합류설에 “가능성 있다” [이런정치]
2023-11-06 09:43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와 교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말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전환하지 않으면 창당도 불사하겠다는 이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 중심 지도부의 독주체제를 연일 비판하고 있는 민주당 비명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6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비명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와 신당 창당에 관해 논의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총선 전 연합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중심의 양당 독주를 막아서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본지에 “이준석이 중심이 되고 나머지는 플러스 알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연합을 해야 한다”라며 “비명계는 현역 의원들이고, 총선에서 경쟁력이 있어 지역구 선거에 나가서 당선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적 지역구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는 이준석 혼자로는 불가능하다”며 “이준석 신당이 아니라 신당을 만들 수 있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당의 정체성을 두고 이 대표와 비명계 간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낸 이 전 대표와 진보진영의 비명계가 같은 지향점을 두고 연합을 구축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해석이다.

비명계 의원은 “이준석은 ‘건전한 보수’를 내세우고 있는데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 비명계는 ‘건전한 진보’를 말한다”라며 “보수와 진보를 내세워선 안 된다. 지금은 보수·진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식이 중요하다. 상식을 중심으로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의 연합이 가능성이 제기되자 복잡한 셈법 계산이 시작됐다. 신당이 창당 된 후 치러질 내년 총선에서 각 정당이 가질 유불리와 출마를 앞둔 개인들의 이해관계를 놓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 40%는 공천을 받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계은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명계가) 이준석과 함께 무엇인가를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의 흐름을 봐야한다. 이준석 신당이 잘 먹히면 국회의원 300석 중 30석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 본다”라며 “양당에 모두 손실이 있겠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더 많은 손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이 전 대표를 포용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전망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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