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해남 떠났던 6·25 전사자 故 조도형 하사…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2023-12-08 16:13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 7일 전남 해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실시하며, 故 조도형 하사의 유가족께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6‧25전쟁 당시 18세 젊은 나이에 고향인 해남을 떠나 참전했다 전사한 故 조도형 하사가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8일 “2021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사화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8사단 소속 조도형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224명으로 늘었다.

고인의 신원확인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시작으로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 국군 장병들의 구슬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유단 기동탐문관이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를 전라남도 해남군으로 확인한 후 해당 지역의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해 고인의 외조카로 추정되는 정완식(69세) 씨를 2020년 8월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2021년 6월, 지역주민과 참전용사 증언을 토대로 6‧25전쟁 당시 고지쟁탈전이 치열했던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국유단과 육군 제12사단 장병 100여명이 유해발굴을 진행하던 중 12사단 장병이 40㎝ 깊이에서 유해 한 점을 최초로 식별했고, 국유단 전문 발굴병력이 투입돼 처음 발견한 곳에서부터 위로 확장하면서 머리부터 발까지 대부분의 골격이 남아있는 형태로 수습했다.

이후 채취한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정밀 분석해 가족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1932년 2월 전남 해남군에서 막내아들로 태어난 故 조도형 하사는 국군 제8사단 소속으로 ‘노전평전투’에 참전하던 중 전사했다.

그는 1951년 2월 18세 젊은 나이로 부산 제2훈련소에 자진 입대했고 국군 제8사단에 배치됐다.

이후 1951년 4월 ‘호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여해 북한군을 소탕했고 강원 인제로 이동해 그해 8월 9일부터 ‘노전평전투’에 참전했다가 8월 24일 전사했다.

노전평 전투는 1951년 8월 9일부터 9월 18일까지 강원도 인제군 서화계곡의 노전평 부근에서 전개된 전투로 국군 제8사단이 북한군 제2‧13‧15사단과 격전을 벌인 고지쟁탈전이다.


2021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발굴한 고 조도형 하사의 유해 전체 모습. [국유단 제공]

고인과 유가족의 만남인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7일 전남 해남의 한 요양병원에서 열렸다.

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며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던 정완식 씨는 “이렇게 외삼촌의 유해가 돌아오리라 생각지도 못했다”며 “정말 외삼촌의 유해를 보는 것만으로도 국가에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국유단은 “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전쟁 전사자의 친가와 외가 등 8촌까지 신청 가능하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계의 어려움 등으로 방문이 어려울 경우 국유단 대표번호 1577-5625로 전화하면 탐문관이 직접 방문해 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

제공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고 조도형 하사의 유품 (철제 숟가락, 버클, 불명의 유리조각 및 철제). [국유단 제공]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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