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주민 “이스라엘군이 사람들 마구잡이로 벌거벗기고 취조”
2023-12-10 17:41


이스라엘군에 붙잡혀 속옷만 입은 채 거리에 줄지어 앉은 팔레스타인 남성들 [로이터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1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이스라엘군에 잡혀 속옷만 입은 채 땅에 쪼그려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영상이 퍼지며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이 전해지고 있다.

한 팔레스타인 남성은 9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군에 구금됐다 심문을 받은 뒤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자신과 아버지, 형제, 사촌 5명이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서 이스라엘군에 잡혔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그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눈을 가린 채 몇 시간 동안 거리에 앉혀 놨다. 그리고 무작위로 골라 하마스와의 관계에 대해 심문했다. 이 남성은 밤에 담요를 받긴 했지만 거의 발가벗은 채로 그곳에 남겨졌다고 한다. 아버지와 사촌 형은 여전히 이스라엘군에 잡혀있다고 했다.

벨기에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무함마드 루바드는 인스타그램에서 형을 비롯해 친척 11명이 이스라엘군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루바드는 형이 끌려가기 2시간 전 영상통화를 했는데, 당시 집과 베이트 라히야 마을 전체가 이스라엘군에 둘러싸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형과 다른 친척들은 석방됐지만, 사촌 2명은 여전히 잡혀있다고 했다. 각각 교사와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이들은 무고한 민간인들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에 등장했던 팔레스타인 유명 언론인도 여전히 구금 상태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범아랍 매체 ‘알 아라비 알 자디드’의 현지 특파원 디아 알칼루트는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지킴 군사기지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알칼루트의 안전을 위해 이스라엘군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이 확산하면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게 비인도적인 대우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스라엘 측은 군이 하마스 대원을 찾는 중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 고문인 마크 레게브는 BBC에 “당시 자국군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의 배후에 있는 자를 찾아내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인을 참수하거나 성폭행한 자의 이름과 얼굴을 대조해 하마스 대원을 찾아내려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모든 조직에 하마스 대원들이 속해있고, 이는 누구에게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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