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농촌융복합산업, 청년층 위한 기회의 場
2023-12-12 11:24


위기를 타개하거나 새로운 발전 기회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영역이나 경계를 허무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현상이 되고 있다. 융합이나 통섭의 전략이 어느 분야에서나 필수불가결한 선택지가 되고 있는 것은 닫힌 경계를 벗어나면 무궁한 기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농촌경제도 마찬가지다. 농업과 제조·가공이나 체험·관광을 결합하는 농촌 융복합산업이나 농업활동이나 농업자원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프로세스나 제품을 혁신하는 융복합적 사고는 개인이나 농촌 경제 모두에 희망이 되고 있다. 농업의 경계가 허물어져 다양한 부문이 만나고, 경계 밖의 기술이나 지식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지역의 특산물인 고구마를 활용해 고구마 모양의 빵을 파는 제과점, 아이스크림·버터·치즈 만들기 등 이색 체험으로 젊은 엄마 사이에 핫플레이스가 된 목장, 최근 세계 시장에서 품절대란을 불러온 냉동김밥 등은 농촌 융복합산업의 대표 주자들이다.

2022년 기준으로 정부의 인증을 받은 농촌 융복합사업자는 2204개소에 이르고, 한 해 매출액만 3조3000억원을 상회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농촌이 저밀도 경제공간으로 부상하면서 융복합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사람이 창업을 시도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농촌 융복합산업은 개인의 성공과 자아실현을 보장하기도 하지만 농업·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외부 효과도 크다. 2023년 농촌 융복합 인증사업자가 사용한 국내 농산물은 약 251만7000t으로, 농촌지역의 영세·고령농을 위한 안정적인 판로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만60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 효과도 적지 않다.

농촌 융복합산업이 활성화돼 있는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는 경상남도 하동군이다. 2008년 귀농한 5명의 청년창업인이 만든 하동군 벤처농업협회는 21개 기업이 연매출 590억원과 3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지역경제의 거점이 되고 있다. 지난 11월 국무회의에서는 농식품부 장관이 영업사원이 돼 주스, 감말랭이, 꿀밤 등 하동군 농촌 융복합 인증사업자가 개발한 농식품을 가지고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을 펼쳐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젊은 층 등이 농촌에서 융복합산업을 창업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원해오고 있다.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제품 개발 컨설팅, 인큐베이팅 등을 지원하고, 판로와 자금 등도 입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농식품 벤처창업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농촌 융복합산업 창업자에게도 적용하는 등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갈 계획이다. 특히 농식품 전문 액셀러레이터와 우수 스타트업을 매칭해 초기 창업자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민간 투자 유치 등 사업성을 인정받은 유망 기업에 대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 대형 식품회사와의 협업 등을 지원해 농촌지역을 이끌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농촌에는 청년층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소재와 많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지닌 청년층이 융복합산업을 창업해 성공한 사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갈 계획이다.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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