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만들다가 갑자기?” 무좀약 개발에 뛰어든 유명 고추장 회사
2023-12-19 20:3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고추장, 된장 그 다음엔 무좀약…정말?”

식품회사들의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대상이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대상이 선택한 첫 제약바이오 사업은 무좀약 개발㎠이다.

대상그룹 지주사 대상홀딩스는 19일 항진균제 신약개발 기업 ‘앰틱스바이오’에 75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대상은 고추장, 간장 등을 판매하는 ‘청정원’ 브랜드로 잘 알려진 식품 회사다. 배우 이정재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임세령씨가 대상그룹의 2대 주주이자 부회장이다.

대상그룹은 바이오 분야를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그린(농업·식품), 화이트(환경·에너지), 레드(의료·제약) 바이오 관련 다양한 사업을 펼쳐 왔다. 이 중 이번에는 레드바이오에 투자를 결정했다.

대상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레드바이오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 추진된 것”이라며 “대상그룹이 67년간 쌓아온 소재 분야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이 만든 '청정원' 제품들[대상 홈페이지]

앰틱스바이오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신약개발 기업이다. 미생물 감염성 질환 및 관련 염증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주요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건 항진균제다. 손발톱진균증(무좀) 치료제는 임상 1상에 성공해 내년 상반기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대상그룹 측은 해당 치료제 물질인 ‘ATB1651’이 진균세포에만 존재하는 세포벽 구성성분을 타깃으로 해 안전성과 효능을 높인 혁신신약이라고 설명했다.

대상그룹과 앰틱스바이오는 항노화 분야 고객군의 주요 관심사인 의료미용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시작으로, 항진균·항염증 등 면역 분야 신약과 생체적합 신소재를 활용한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상그룹 측은 “오랜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앰틱스바이오의 신약 및 생체적합 신소재 기술 역량이 더해지는 만큼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앰틱스바이오는 아직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해 매출 2400만원에 영업적자는 95억원을 기록했다.

대상처럼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는 식품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는 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2022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위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바이오 사업 진출을 알렸다. CJ그룹 역시 지난 해 천랩을 인수하며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시켰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통한 치료제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다만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사업과 달리 바이오 사업은 연구개발 투자에 따른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구조”라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으로 접근한다면 성과를 내는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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