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확장이 낳은 ‘억대 스마트팜’ 식량안보 기지가 되다 [K-농업의 성장동력 ‘FTA’]
2023-12-20 11:39


그린몬스터즈의 스마트팜에서 생산 중인 오이. 그린몬스터즈 스마트팜은 센서와 제어기 등 환경제어프로그램을 통해 작물이 생육하기 좋은 환경을 관리해 최적의 데이터를 확보해 다음 작기에 적용하고 있다. [그린몬스터즈 제공]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를 시작으로 59개국과 21건의 FTA를 체결하면서 경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FTA에 따른 통상환경의 변화는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밀을 중심으로 한 주요 곡물 수입이 막히고,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와 폭염까지 겹치면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정부는 우리의 식량 안보와 주권을 지켜낼 대안으로 ‘스마트팜’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전쟁과 기후변화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농업으로 농업의 미래산업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스마트팜은 농업의 생산·가공·유통 및 소비 등 전 과정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원격과 자동으로 작물을 길러낼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온도, 습도 등 최적의 생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덕분에 생산성을 크게 높인 시설로 평가 받는다.

정부는 기존 시설원예·축사의 30%를 디지털로 전환해 스마트농업을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현재 경북 상주시·전북 김제시·전남 고흥군·경남 밀양시 등 4곳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지역단위 확산거점을 마련해 스마트농업 확산에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엘리트 스마트파머’ 3만명 육성=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기술이 총망라된 농업 인프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운영 중이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교두보로 삼아 오는 2027년까지 40세 미만 청년농 3만명을 육성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청년 200여명을 대상으로 기초교육부터 창업 준비단계를 거쳐 성장단계까지 맞춤형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창업보육센터가 ‘농업인사관학교’로 불리는 이유다. 이곳의 청년들은 기본교육 2개월·교육형 실습 6개월·경영실습 12개월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통해 20개월간 교육 과정을 거친다. 우수 수료생은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3년간 입주하며 농지를 경영할 기회를 얻는다. 청년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청년 농업인들은 농업계 전반에 걸쳐 스마트 농업을 통한 농업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청년창업보육센터 1기 수료생인 서원상 그린몬스터즈 대표(왼쪽)와 전요한 이사 가 자신들의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미니오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린몬스터즈 제공]

▶“재배데이터 활용, 생산성 높인다”=청년창업보육센터 1기로 입소했던 ‘그린몬스터즈’의 서원상(38) 대표는 스마트농업을 통한 농업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청년 농업인 가운데 한 명이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서 대표는 “2028∼2038년에는 농업이 세계 최고의 산업이 될 것”이란 세계적인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의 말을 듣고 지난 2018년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청년창업보육센터에 입소했다.

서 대표는 현재 고향인 충남 보령시에서 동기들과 함께 4628㎡(약 14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운영 중이다. 그린몬스터즈는 지난해 연 매출 4억원을 달성했다. 그는 “스마트팜은 센서와 제어기 등 환경제어프로그램을 통해 작물이 생육하기 좋은 환경을 관리할 수 있고, 최적의 데이터를 확보해 다음 작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명문 와세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유학파인 한경훈(33) ‘무주원’ 대표도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청년창업보육센터 1기 출신이다. 한 대표는 지난 2019년 9월 전북 무주군에 1.1㏊(10만980㎡) 규모의 스마트팜 무주원을 창업했다. 축구장 한 개 반 크기가 넘는 크기다. 이 곳에서 바질·루콜라·프릴아이스 등 샐러드 재료인 엽채소를 연 300t을 생산한다. 평지보다 기온이 2도가량 낮은 해발 500m의 대형 유리온실에서 수경재배로 엽채소를 길러내 높은 생산성을 1년 내내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한 대표는 “샐러드 채소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스마트팜 수경재배의 수익성을 봤다”고 말했다. 현재 무주원은 국내 유통 대기업에 납품하며 올 한해 15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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