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에 ‘우주 핵무기’ 배치 직접 경고…푸틴은 핵전력 과시
2024-02-23 09:4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160M’ 비행 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이 러시아에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우주 핵무기’를 배치하지 말라고 직접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위성 공격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도록 경고하기 위해 러시아 측과 직접 접촉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대화 채널에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이 포함돼 있다고 당국자들은 말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외정보국(FIS) 국장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이 위성 공격 핵무기를 놓고 러시아와 소통하고 있다고 확인했지만 소통 채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위성 공격 핵무기를 배치할 경우 유엔 ‘우주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며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67년 체결된 우주조약은 우주에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조약에는 러시아도 서명했다.

앞서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공화)은 지난 14일 하원 정보위원회가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관련 정보에 대한 기밀 해제를 요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다음 날 “위협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지만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對)위성 역량과 관련됐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비판이 일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백악관의 계략”이라고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도 20일 “러시아는 항상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해 왔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며 직접 부인하기도 했다.

서방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22일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초음속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160M’에 직접 탑승해 보란듯이 핵전력을 과시했다.

타스통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비행 후 “Tu-160M은 새로운 세대의 항공기로 군사적 능력이 매우 좋다”고 극찬하며 “이 전략폭격기를 군에 도입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