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 I로고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과 위험성을 논의하는 전문가 회의가 미국에서 열렸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디지털 및 인공지능국(CDAO) 주최로 ‘방위 데이터 및 AI 심포지엄’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미 워싱턴에서 열렸다. 미 정부 당국자, 기업 관계자, 학자 등이 미국의 군사력 우위 유지를 위한 첨단 데이터 및 분석,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오픈AI사의 매튜 나이트 보안부문책임자가 챗GPT 최신 버전으로 러시아 해커그룹 내 대화 내용을 해독한 사례를 설명했다. 인간 전문가가 분석하지 못하던 내용들이다.
나이트는 “모든 내용이 러시아어로 인터넷 은어로 돼 있다”며 “러시아 언어학자도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는 내용들을 쳇GPT-4가 해독해냈다”고 밝혔다.
오픈AI 외에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문가들도 자신들의 첨단기술의 능력을 설명했다.
첨단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아직 AI 기술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한국에서 전문가로 참가한 김광민 육군 중령은 “AI 오작동에 의한 재앙적 사건 발생 우려 및 적에 의한 AI 공격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개발 단계부터 AI 무기 체계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레이크 마텔 CDAO 국방도 “우리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너무 빨리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이 해내기 어려운 일을 빠르게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유용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중국과 기술 경쟁을 의식해 열렸다. 미국이 아직은 AI 분야에서 크게 앞서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정보 수집과 군사적 용도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케일 AI사 알렉산드르 왕 CEO는 중국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LLMs에서 미국에 크게 뒤졌으나 수백 억 달러를 투자해 격차를 줄였다고 밝혔다. 미국이 자칫 투자를 소홀히 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순식간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과 경쟁하느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AI를 섣불리 활용하는 것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과학자연맹(FAS)의 존 울프슈탈 국장은 “뒤쳐질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 핵무기와 수소폭탄 개발 경쟁 당시의 상황과 유사하다”며 “AI를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데 있어 충분히 위험성을 고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드론 및 인공위성 영상 등 시각 정보 분석 책임자 레이첼 마틴은 LLMs를 활용해 “수백만, 수천만건의 영상정보를 가려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의 범용 LLMs로는 이 작업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사는 지난달부터 미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와 협력하고 있다.
나이트 오픈AI 보안 책임자는 LLMs가 프로그램 내 버그를 찾아내는 등 언어에 대한 고난도 연구를 수행하는 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일을 대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LLMs가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각종 허위 자료를 만들어내는 ‘역정보 활동’에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CDAO의 생성형 AI부대 지위관인 사비에르 루고 미 해군 대위는 미 국방부가 특정 기업의 LLMs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