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 수가 3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3일(현지시간) 하마스의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작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선 최소 2만951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거의 7만명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
가자 보건당국은 “최근 24시간 동안에만 104명이 숨지고 160여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의 3분의 2가량이 미성년자와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사상자에서 하마스 무장대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약 1200명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학살하고 253명을 납치해 인질로 삼으면서 발발한 이 전쟁은 여전히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마스 말살을 선언한 이스라엘은 지난 4개월 가자지구 거의 전역을 장악하고 이집트 국경과 맞닿은 라파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그동안 ‘안전지대’라고 밝혀 왔던 라파에는 현재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40만명의 피란민과 주민이 몰려 있다.
그간 하마스 24개 대대 대부분을 소탕한 이스라엘은 라파에 숨어있는 나머지 4개 대대까지 섬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격할 경우 전례없는 규모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영토 전역이 초토화하면서 가자지구 경제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가자지구에서는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됐다”면서 “팔레스타인 경제는 근래의 경제사에서 가장 강력한 충격 중 하나를 겪었다”고 평했다.
작년 4분기 가자지구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9000만달러(약 1200억원)로 직전 3분기 GDP(6억7000만달러·약 8900억원)보다 80% 넘게 급감했다.
WB는 “(전쟁) 이전부터 높았던 빈곤율, 광범위한 규모의 국내난민, 주택·고정자산·생산역량 파괴 등 상황과 경제악화의 결합은 가자지구의 거의 모든 주민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빈곤한 삶을 살 것이란 의미가 된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도 가자지구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작년 4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22%가량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스라엘 역시 전쟁 이후 경제 규모가 20% 가까이 위축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WB는 덧붙였다.
이번 전쟁이 터지기 전 WB는 팔레스타인의 2023년 실질 GDP 성장률을 3.2%로 전망했으나, 현재는 -6.4%로 수정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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