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진(왼쪽부터) 영풍그룹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모습. [각사]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의 이상목 대표가 고려아연의 주주환원율을 높이 평가하면서 지지에 나섰다.
다음달 19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인 영풍과 고려아연이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지지 선언이라 눈길을 끈다.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 이상목 대표는 26일 분석리포트를 내고 “오늘 액트팀이 최초로 회사를 적극 지지하는 글을 쓰고자 오랜만에 용기를 냈다”며 “선진국 평균 수준에 필적하는 주주환원율을 기록한 고려아연이란 회사를 알게 돼 주주분들께 소개하고자 한다”고 했다.
액트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주주환원율은 개별 기준 68.8%, 연결 기준 76.3%로 지난 10년간 선진국 평균인 68%와 유사했다.
고려아연이 5800억원을 벌어 4000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상장사 주주환원율 평균 28%(KB증권 분석)에 비해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주주환원이란 배당과 자사주매입·소각을 합한 개념이다.
이 대표는 “특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나오기 전 2019년부터 자발적으로 주주환원에 힘써왔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일부 소액주주분들은 액트팀이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한다면서 갑자기 왜 회사편을 드는지 의아해하실지도 모르겠다”며 “약간의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하게 회사를 지지하는 이유는 ‘우리가 회사를 비판한다는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해 주주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5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시현했다. 하지만 영풍은 결산 배당을 이보다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산 배당이 주총의 표 대결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중간배당 1만원을 합하면 1만5000원으로, 전년(2만원)과 비교하면 5000원 줄어든다.
이와 관련해 영풍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이익잉여금이 약 7조3000억원으로 여력이 충분한 상태에서 배당금을 줄인다면 주주들의 실망이 크고 회사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돼 주가가 더욱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영풍은 “작년(2022년)과 같은 수준의 이익배당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통주 1주당 1만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수정동의 안건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은 배당결의안에 대해 “2023년 기말배당 5000원에 더해 중간배당 1만원과 1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76.3%로 지난해(50.9%)에 비해서도 훨씬 높아진 상황”이라며 “환원액만 보더라도 2022년 3979억원에서 2023년 4027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주장대로 배당금을 높이면 주주환원율이 96%에 육박하는데, 기업이 모든 이익금을 투자나 기업환경 개선에 할애하지 않고 주주환원에 쓰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풍은 고려아연의 지분 25.2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영풍이 최근 5년간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누적액은 357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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