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중의원(하원) 정치윤리심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에 대해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집권당인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을 해명하기 위해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국회 윤리심사회에 출석했다. 하지만 10%대로 추락한 내각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 29일 기시다 총리는 정치윤리심사회 모두 발언에서 "자민당 파벌의 정치 자금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큰 의심을 사서 정치 불신을 일으킨 것에 대해 자민당 총재로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중의원(하원) 정치윤리심사회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에 대해 직접 해명할 예정이다. [연합]
국회의원이 '행위 규범'을 현저하게 위반했을 경우에 개최되는 정치윤리심사회에 현직 총리가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윤리심사회는 일본 관리들이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로부터 금품을 받은 이른바 '록히드 사건'을 계기로 1985년에 설치됐다.
기시다가 공개 사과한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은 어떤 사건일까. 일본 정치인은 정치자금을 모으기 위해 ‘파티’라는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말부터 자민당 정치인들이 파티에서 조성된 정치자금을 거액의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도 문제지만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들 중 상당한 인원이 비자금을 챙겨 일본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자민당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현직 의원 85명이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부실 기재했으며 관련 금액이 5억7949만엔(약 51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현직 국회의원 374명과 지역구 지부장 10명 등 38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한 결과다.
사태가 커지면서 기시다 지지율은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 중이다. 지지통신이 실시한 2월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 조사 때보다 1.7%포인트 하락한 16.9%로 2021년 10월 정권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 [로이터]
이날 윤리위에서 기시다는 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대책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심사회에서 자민당 내에서 비자금을 모으는 데 악용됐던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와 관련, "나는 총리 재임 중에 개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파티 수입을 비자금화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의 처분과 정치 책임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를 위해 각종 대책도 내놨다. 기시다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 재발 방지를 위해 악질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회계 책임자뿐 아니라 해당 정치인 본인도 책임을 지도록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을 당에 지시했으며 정치 단체에 대한 외부감사 대상 범위도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치윤리심사회는 이례적으로 TV로 생중계 됐다. 비공개 개최가 원칙이지만, 이번에는 야당의 강력한 요구에 취재진에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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