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야디의 전기차 '탕(TANG)'. [EPA]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중국의 전기차가 세계 시장에서 미국 전기차를 앞서고 있는 것은 더 나은 성능과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벨기에 배터리 소재 제조기업 유미코아의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성능과 경제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라며 "중국 전기차는 단순히 좋은 차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산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좋은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수요 둔화로 전기차 공장 증설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570만대에서 2023년 770만대로 36% 급증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신차 2170만대 중 전기차의 비중은 3분의 1 이상으로 2022년 28%보다 늘어났다.
중국 자동차 제조기업 비야디는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에 등극하며 중국 전기차의 부상을 드러냈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작다.
2023년 미국 전기차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58% 증가한 150만대를 기록했으나 전체 신차 판매량의 9.6%에 불과했다.
미국 내 수요 부진으로 인해 포드는 F-150 라이트닝 전기트럭의 생산을 줄이고 미시간주의 배터리 공장 규모를 축소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는 전기차 라인 확대 계획 중 일부를 중단했다.
미국 운전자들은 대형 차량을 선호하는데 이는 더 비싼 배터리를 필요로 해 전기차 판매를 어렵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샘 아담 CRU그룹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저렴한 차량의 부족이 미국에서 전기차 채택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많은 미국인들이 한 번의 충전으로 장거리를 주행할 수 없는 이른바 "거리 불안" 때문에 전기차 구입을 꺼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와 한국의 현대차 같은 아시아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고체 배터리가 미국 시장을 여는 열쇠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의 배터리보다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미드라이히 CEO는 말했다.
그는 "제품 관점에서 보면 시장은 이미 선택을 했기 때문에 포드와 GM은 전기차 미래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결국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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